[만났습니다]①“인적자원 개발이 시대정신…국가자격시험 공정성 높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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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인터뷰
“자격시험 컴퓨터 이용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 전환"
“공정논란 불식…상설 검증장도 마련”
“시험관리 법체계 필요..과정평가로 바뀌어야”
  • 등록 2021-04-23 오전 6:00:00

    수정 2021-04-23 오전 6:00:00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인력개발은 최저임금과 마찬가지로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중소 영세기업 근로자나 실업자 등 취약계층의 능력을 개발해 노동시장 격차를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에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인력개발의 척도가 되는 국가자격시험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시험장에서 종이로 보던 시험방식을 컴퓨터로 응시하는 방식으로 전면 개선할 예정입니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2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자격시험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공단)은 국가자격시험 관리와 더불어 직업능력개발,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외국인고용지원, 해외 취업 및 숙련기술장려 등 기업과 근로자의 인적자원개발과 취업을 지원하는 공공기관이다. 1982년 출범해 올해로 설립 39년째인 공단은 능력개발부터 자격평가, 취업지원으로 이어지는 일자리 서비스를 국민의 전 생애에 걸쳐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달 3일 15대 취임한 어 이사장은 문재인정부 첫해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중들도 익숙하다. 그는 2017년 최임위 10대 위원장을 맡아 2018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역대 최대인 16.4%로 이끌었다.

그는 “대통령 선거가 있던 당시 모든 후보자가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을 내거는 등 최저임금을 높이자는 것이 당시 시대정신이었다”며 “사회가 전반적으로 디지털로 전환되는 현재는 인적자원 개발이 또 다른 시대정신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 이사장은 공단의 주요 업무인 국가자격시험 관리의 개선이 자신의 임기 중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 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출제위원들이 합숙하며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시험지를 인쇄해 다수 수험자가 한 곳에 모여 시험을 치는 방식은 더이상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시험방법이 아니다”며 “컴퓨터 기반의 문제은행 시험 방식은 안전과 함께 해마다 불거지는 공정성 논란도 불식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어 이사장은 이어 “장기적으로 모든 국가자격시험은 일정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의 내부평가와 시험이라는 외부평가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구조로 가야 한다”며 “과거 우리나라는 급속한 경제 성장 과정에서 인력이 부족해 시험 한 번에 자격을 주는 방식을 갖췄지만, 앞으로는 자격을 갖추기 위해 노력한 과정까지 평가할 수 있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사진=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다음은 어 이사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국가자격시험 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공정성 논란에 휘말리는 경우는 대부분 출제위원들이 문제를 내는 방식에서 발생한다. 특히 출제위원들은 3박 4일가량 격리돼 출제하는데, 시설과 보수가 열악하다. 최고의 출제위원을 모시기 어려운 환경이다 보니 문제에 오류가 있는 경우도 생긴다.

특히 변리사나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 전문 자격은 특허청이나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같이 담당하는 정부부처가 각각이고, 관리하는 법률도 다양해 자격증 별로 시험 관리에 대한 편차가 심하다. 이런 상황에서 공단이 시험 관리에 대한 총 책임을 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회를 통해 전문자격의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입법안도 준비중이다.

-장기적인 해법으로 보인다. 당장 닥친 시험들은?

△컴퓨터를 이용해 시험을 보는 방식은 공정성 확보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으로 출제 문항의 100배 가량의 문제가 준비돼 있어 바로 옆에서 같이 시험을 봐도 같은 문제가 나오지 않는다. 이 같은 방식으로 공정성 문제는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특히 코로나19로 출제자들이 모여서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시험지를 인쇄해 다수 수험자가 한자리에 모여서 함께 시험을 치는 방식은 더 이상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시험방법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시험을 치루기 위해 학교 교실을 빌리기도 어려워졌고 학교의 학습공간 자체가 디지털로 전환 곳이 많아서 지난 40년간 유지해온 자격검정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미 공단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기능사·기능장 시험을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은행식 출제 방식으로 전환했고, 지난해에는 산업기사 54개 종목을 전환했다.

더 나아가 국가자격시험을 유·무선 네트워크 환경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물리적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행 가능한 시험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 공채 시험이나 토플시험처럼 언제 어디서나 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는 환경조성이 필요하다. 물론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부합하는 자격시험 부정방지방안도 함께 마련해 국가자격시험의 공정성도 철저히 확보할 계획이다.

-조리사 자격증 등 실습이 필요한 자격증은 시험장 문제도 늘 불거진다.

△어떤 응시생은 한 시간 걸려서 시험장소로 가고, 다른 응시생은 집 앞에서 시험을 보는 등 장소 문제도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요리나 제과·제빵은 시설을 갖춘 학원을 임대하기도 하는데, 기존 학원 수강생만 유리하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 그래서 공단에서 전국에 교통이 편리한 곳에 상설 검증장을 운영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1호 상설 검증장을 수원에 있는 방송통신대 시설에 마련했다. 방송통신대 수원캠퍼스가 이사 가면서 남아 있던 시설을 장기 임차해 오는 6월부터 한 번에 수백 명이 시험을 볼 수 있는 시설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조리, 제과·제빵, 미용 등 실습 시험을 상시적으로 볼 수 있다. 수험생 입장에서도 시험 볼 때마다 장소가 바뀌면서 느꼈던 불편과 불공정함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번의 시험으로 자격을 검증하는 구조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가기술자격시험은 장기적으로는 변호사나 의사 등과 같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당락을 결정하는 게 아닌 교육·훈련 과정까지 평가하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의 국가자격시험 체계는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훈련을 진행할 만한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어졌다.. 선진국은 과정 평가형을 통해 자격증을 부여하는 비율이 90%가 넘는다.

다만 이를 위해선 교육 훈련 장소도 있어야 하고, 전문 강사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 직업계 고등학교이나 폴리텍 등 여러 전문대학들과 연계해 과정을 평가하는 내부평가와 공단이 관리하는 시험 등 외부평가를 병행하는 게 이상적이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1956년 출생 △서울고 △서울대 경제학 학사 △美밴더빌트대학원 경제학 박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장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장 △한국노동경제학회 회장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이사장(現) △한국직업방송 대표(現) △국제기능올림픽대회 한국위원회 회장(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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