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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시장조사업체 벨류즈에 따르면 중국 여성 소비자의 한·일 화장품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일본 시세이도가 90.1%로 1위를 차지했다. 중국 소비자 10명 중 9명이 시세이도를 알고 있다는 의미다. 일본 태생 브랜드 SK-II(72.6%)도 5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서 5위권 내 한국 브랜드는 모두 아모레퍼시픽 계열 브랜드가 차지했다. 2위 설화수가 73.4%, 3위 이니스프리가 73.0%, 4위 라네즈가 72.8%로 시세이도의 뒤를 이었다.
시세이도는 재구매율 역시 80% 수준으로 전 브랜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SK-II는 모두 60%대 재구매율을 보였다.
이처럼 중국 내 일본 브랜드의 인지도가 급부상 중인 이유는 방일 중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방일 관광객은 지난 18일 기준 3000만명을 돌파했다. 아베 정부가 일본 관광 강화 정책을 펼치면서 방일 관광객은 5년새 3배 규모로 증가했다.
특히 방일 관광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은 올 들어 10월까지 716만명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단체 관광객들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로 한국행 단체 관광이 막힌 사이 그 수요가 일본으로 넘어간 셈이다.
그러다 지난 2015년 한국이 7억7500만달러를 수출하며 일본(6억700만달러)을 제쳤다. 지난해엔 한국 수출액이 16억7500만달러로 일본(14억4000만달러)을 크게 앞섰다.
그러나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티몰과 티오바오의 올해 4월부터 9월까지의 판매 금액을 분기별 분석한 결과, 일본 화장품 점유율이 13.9%로 한국 화장품(12.0%)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화장품의 인기는 국내 면세점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에서도 한국 화장품 매출 비중은 32%로 전년 대비 5% 감소했지만, 일본 브랜드는 15%를 유지했다.
중국 소비자들을 잡기 위한 J뷰티와 K뷰티의 경쟁은 내년에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기를 실감한 일본 업체들이 공급량을 확대키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시세이도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액이 1조엔(약 10조)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18% 증가한 수준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시세이도가 물량 부족으로 발생한 손실만 100억~150억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시세이도는 오는 2022년까지 1400억엔(약 1조4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일단 시즈오카현 공장을 증설하고 폐쇄키로 했던 오사카 공장을 유지한다. 아울러 도치기현과 오사카에 새 공장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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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소비자들 사이에서 ‘색조는 일본 화장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방일 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일본 화장품들이 다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기능성 화장품 등 스킨케어 분야에 강점이 있는 한국 화장품들도 지속적인 혁신 제품 출시와 마케팅 강화로 K뷰티의 명성을 이어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