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선비사회…슘페터式 창조적 파괴 필요"

[신년인터뷰]①이경태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산업정책의 산증인' 이경태 전 원장의 고언
"제2 이병철, 제2의 정주영 같은 기업가정신 사라져"
  • 등록 2019-01-01 오전 6:00:00

    수정 2019-01-01 오전 6:00:00

이경태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역대 정권이 모두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고 노력했음에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던 건 각 정부 부처들이 따로 놀았기 때문”이라며 “결국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 이념의 대립이 세계적으로 가장 심합니다.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보다 바깥 목소리가 더 큰 선비사회에 머물러 있어요.”

이경태(71)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된 신년 인터뷰에서 “정치가들의 과잉 이념이 경제를 재단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원장은 1974년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1983년부터는 산업연구원에서 근무한 한국 산업정책의 산증인이다.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4대·6대)과 국제무역연구원장(2대) 등을 역임했다.

이 전 원장은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예로 들며 “최저임금은 이미 역사가 오래됐고 수많은 논문들이 나와 있다. 그 논문들이 말하는 공통점이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하게 올리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며 “그런데도 이념과 당위에 매몰되다보니 무리한 정책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정부 지원 없이도 기업들이 독자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정부는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뛰어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정권들이 모두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던 건 각 정부 부처간 이해관계가 달라 따로 놀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원장은 30여년 전 삼성그룹이 반도체 사업 진출을 추진할 때를 떠올렸다. 그는 전자정보산업을 담당하는 산업연구원 3실장으로 경제기획원이 주관한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당시 기업은 큰 규모의 해외차관을 들여오려면 정부 승인이 필요했다”며 “정부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반도체 사업을 말렸고, 개인적으로도 정부 입장이 타당해 보였다”고 돌이켰다.

이 전 원장은 “하지만 삼성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주도했던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이 전 원장은 “제2의 이병철, 제2의 정주영 같은 기업가정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슘페터식(式)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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