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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71)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중구 이데일리 사옥에서 진행된 신년 인터뷰에서 “정치가들의 과잉 이념이 경제를 재단하면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원장은 1974년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뒤, 1983년부터는 산업연구원에서 근무한 한국 산업정책의 산증인이다. 이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4대·6대)과 국제무역연구원장(2대) 등을 역임했다.
이 전 원장은 문재인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예로 들며 “최저임금은 이미 역사가 오래됐고 수많은 논문들이 나와 있다. 그 논문들이 말하는 공통점이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하게 올리면 고용이 줄어든다는 것’이다”며 “그런데도 이념과 당위에 매몰되다보니 무리한 정책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대 정권들이 모두 미래 먹거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했음에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던 건 각 정부 부처간 이해관계가 달라 따로 놀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대통령이 비전을 갖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원장은 “하지만 삼성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주도했던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이 전 원장은 “제2의 이병철, 제2의 정주영 같은 기업가정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슘페터식(式)의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