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의 반란]③은퇴 후 선호 직종 top 5

어르신에게 인기 높은 재취업·교육과정은?
취미 연계·스마트 기기 활용 인기 높아
노노케어 등 사회공헌형 일자리 선호 가장 높아
  • 등록 2019-05-03 오전 6:35:43

    수정 2019-05-03 오전 7:40:40

(사진=이미지투데이)


"오히려 젊었을 때는 가족들 생계를 책임져야 하니 돈을 벌기 위한 직업활동에만 전념했었습니다. 은퇴 후 완전히 자유의 몸이 된 만큼 인생 2막은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사회적으로 의미를 줄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20여년 간 물류 회사에서 일을 하다 은퇴한 김영강(가명·62)씨. 그는 지난해 전문성을 살리면서도 사회 공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직무를 찾던 중 서울시 산하 60+플러스 교육센터에서 은퇴 어르신들을 위한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보드게임이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 극복에 도움을 주고 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방과 후 교육 과정 등에 활용된다는 이야기에 보드게임 지도사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김씨는 곧 초등학교에서 보드게임을 가르치는 '시니어 보드게임 지도사'로 제2의 삶을 시작할 예정이다.

은퇴 후에도 적극적으로 자기를 탐색하고 삶을 개척해나가려는 실버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와 산하 공공기관에서도 이들의 수요를 반영한 재취업 교육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5060 실버세대들은 어떤 직종으로 제2의 삶을 꾸리고 싶어할까? 서울시 각 구청, 시 산하 공공기관인 50+플러스·60+플러스 교육센터에서 운영 중인 어르신 취업 교육 과정들 중 선호도가 높은 프로그램 5가지를 순위별로 모아봤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5위 : 바리스타

세계커피기구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은 377잔(하루 평균 1.5잔)으로 세계 6위를 기록했다. '카페·커피 공화국'의 위상에 맞게 전문 바리스타 양성 과정은 실버세대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받는 간판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다.
서울시 어르신취업지원센터에서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한 정명철(가명·55)씨는 모아둔 퇴직금으로 올해 하반기 아내와 함께 개인 카페를 차릴 계획이다. 정씨는 "라떼아트 등 커피가 단순 음료가 아닌 그 자체로 하나의 예술품, 창작품처럼 여겨져 각광을 받고 있는데다 본인이 커피를 평소에 즐겨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젊었을 때 즐기지 못하고 일만 했으니 제2의 인생은 취미가 곧 업이 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취미 활동을 겸해서 바리스타 교육 과정에 문을 두드리는 실버세대들이 많다"며 "또한 바리스타 교육과정을 받으신 분들은 각 지자체,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실버카페, 청춘카페 등에 일자리 연계가 곧바로 가능해 선호도가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유튜브 홍보사 KPR이 지난 21일 '실버 유튜브 크리에이터' 박막례 할머니가 유튜브 CEO 수잔 워치스키와 만난 콘텐츠를 공개했다고 22일 밝혔다.
박 할머니는 2017년 구독자 수 10만명 이상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에 주는 '실버 플레이 버튼'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구글에 한국 대표로 초대받아 방문하기도 했다.


◇4위 : 유튜브 등 스마트 미디어·스마트폰 활용

박막례 할머니, '영원씨의 먹방' 김영원씨 등 유튜브에 진출해 인기를 얻는 실버 크리에이터들은 물론 2030대 못지 않게 스마트폰 활용에 능숙한 실버세대들이 많아지면서 스마트폰과 스마트 미디어 활용과 관련한 교육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50대 이상 유투브 이용자가 1년 새 78%나 증가했다. 50대 이상 장년층들은 자식, 손녀 세대와 간격을 좁히고 소통하고자, 본인이 계획 중인 사업이나 직무에 스마트 미디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자 교육을 받고 있다.
50+교육센터 관계자는 "미디어, 영상 기술 활용에 대한 실버세대의 관심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며 "다만 스마트폰, 미디어 활용 기술 자체를 재취업에 활용한다기보다는 이 기술들을 본인들이 따로 계획 중인 다른 직무나 사업에 적절히 적용하려는 목적을 갖고 교육에 임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최근 서울시50+재단과 함께 50대 이상 장년층들을 차세대 유튜브 스타로 성장할 기회를 주는 디지털 콘텐츠 멘토링 과정인 '50+ 유튜버 스쿨' 참가자를 5월 19일까지 전국 단위로 모집한다.

(사진=이미지투데이)


◇3위 : 펫산책·축구컨설턴트 등 이색 직종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겨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펫팸(Pet+Family)' 문화의 발달과 스포츠 산업 시장의 확대 등 시장의 변화와 발맞춘 이색 전문직종에 관심을 갖는 실버세대들도 많다.
특히 반려동물 관련 산업 규모가 3조원을 돌파하면서 '펫시터'나 '반려동물 산책전문가' 등 반려동물 시장 관련 직종에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계진철(가명·60)씨는 "반려동물 시장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 같아 반려동물 전문가 교육 과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미 집에서 반려견 두마리와 반려묘 한 마리를 키우고 있는 만큼 내가 기르는 반려동물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고 다른 반려인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축구 등 스포츠 취미 활동과 연계한 이색 직종도 인기 교육 과정이다. 60플러스 교육센터 관계자는 "본인의 관심사, 취미와 연계한 일자리로 '축구컨설턴트'도 인기를 얻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라며 "재취업 그자체에 관심을 가진다기보다 재취업과 자아 탐색 일석이조를 꿈꾸는 어르신들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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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 드론 전문가

상업용 드론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드론 활용 기술에 관심을 갖고 관련 교육을 수강하려는 실버세대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이달 초 국내에서도 드론 개발과 상용화 등을 지원하는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드론 교육에 관한 장년층들의 관심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은퇴 후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인 윤광범(가명·56)씨는 지난해 서울시가 운영하는 드론 활용 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윤씨는 "실생활에서 드론의 활용도가 점점 부각되고 있어 관련 기술을 알아두면 새로운 사업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어 수강하기로 했다"며 "일반 학원비는 비싸고 관련 일자리를 구하는 것도 막막했는데 교육과정을 듣고 드론이 무엇인지, 어떻게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을지 등을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1위 : 老老케어·청소년 지도사 등 사회공헌 일자리

스냅타임 취재 결과 은퇴 후 제2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 취업 교육에 문을 두드리는 실버세대들은 공통적으로 직무 활동이 사회 공헌, 봉사 활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회공헌형 일자리를 가장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기업에 재취업을 꿈꾸거나 보드게임 지도사·노인 돌봄사·녹색 일자리 등 전문성과 사회공헌활동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50플러스 교육센터 관계자는 "노인이 노인을 직접 돌보는 '노노케어'에 관심을 가지는 장년층들이 특히 많았다"며 "아무래도 실제 노령의 부모를 모시며 사는 장년층들이 많고 저출산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실버 산업이 점점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돼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60플러스 교육센터 관계자는 "젊었을 적 자식 세대와의 소통에 실패한 대신 손녀 세대와의 소통은 원활히 하고 싶어 청소년 지도사나 방과 후 학습 지도사로 취업 연계가 가능한 교육 과정에 관심을 가지는 실버 세대도 적지 않다"며 "젊은 시절 생계를 꾸리느라 미처 신경쓰지 못한 자아 실현과 사회 공헌 활동을 뒤늦게나마 실현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깔려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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