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오른 이유는 명백하다. 무엇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가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을 전후로 환율은 달러당 1400원대로 올라섰다. 한때 1500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환율이 오르면 원유 등 수입품 값이 오르고, 이는 점차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차별 관세 정책이 세계 교역질서를 흔드는 바람에 공산품은 물론 커피, 밀, 콩 등 국제 농산물 가격도 꿈틀댄다.
바로 이럴 때 필요한 게 재정·통화 정책 공조다. 물가 불안 때문에 금리 인하가 쉽지 않다면 추가경정예산을 즉시 편성, 집행해야 한다. 이 총재는 15조~20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제시하면서 “시기는 가급적 빨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조원은 성장률을 0.2%포인트가량 높이는 효과가 있다. 다행히 정치권은 내주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4자 회동을 갖는다. 국정협의체에서 논의할 1순위 과제는 추경 편성이 돼야 마땅하다. 탄핵 국면이라도 민생을 소홀히 다룰 순 없다. 최 대행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추경에 적극적인 만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