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챔피언들이 가르쳐준 ‘느림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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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1-09-19 오후 1:33:11

    수정 2011-09-19 오후 1:33:11

▲ 마크 오메라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지난 18일 국내 유일 PGA 주관 대회인 챔피언스 투어 ‘송도IBD 챔피언십’에서 무명의 제이 돈 블레이크(미국)가 20년 만에 우승컵을 차지하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블레이크의 우승도 화제였지만 국내 골프팬들을 매료시킨 것은 바로 챔피언들의 넉넉함이었다. 목에 있는 주름 개수만큼의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 그들은 실력뿐 아니라 매너에서도 챔피언이었다.

톰 왓슨, 마크 오메라, 톰 레먼, 존 쿡 등 골프 거장이 총출동한 빅 매치. 대회장을 찾은 구름 관중들에게 성숙한 관전 문화를 기대하기에는 출전 선수들의 면면이 너무 화려했다.

홀과 홀 사이를 이동 중인 선수에게 사인 요청을 하는가 하면 티 샷을 하고 페어웨이로 걸어가는 선수의 손을 잡고 한참 동안 놓아주지 않는 애교를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팬들의 잘못된 행동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선수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다가서기 때문에 감히 용기를 내서 자신들의 추억(?)을 쌓으려고 했다.

챔피언들은 주변의 소음에도 관대하다. 1년에 단 한번뿐인 대회라 전자 강국 한국의 열성팬들은 경쟁이라도 하듯 연신 카메라를 눌러댄다. 곧바로 경고를 받고 심한 경우 대회장에서 퇴장을 당할 수도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하지만 백발의 챔피언들은 웃어줬다. 2라운드까지 1위 자리를 고수한 마이클 앨런은 인터뷰에서 “한국 갤러리들은 매우 친절하고 열정적이다. 그리고 쉴 새 없이 내 모습을 찍어댄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나는 전자음을 매우 좋아한다”고 넉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수원에서 왔다는 한 골프 팬은 “역시 산전수전 다 겪은 챔피언들이다. 얼굴 표정 뿐 아니라 모든동작에 여유가 넘쳤다”면서 “오늘 선수들을 보고 ‘느림의 미학’이라는 말의 의미를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국내 프로대회에 거의 빠지지 않는다는 이 팬은 “요즘 선수들은 쉽게 흥분 하기 때문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곳에서 대선배들에게 한수 가르침을 받는 것도 좋을꺼 같다"고 덧붙였다.

‘멘탈 스포츠’ 골프. 흔히 60대가 20대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종목이라고 한다. 느릿느릿 여유를 부리며 자신의 볼을 찾아 이동하는 노신사들. 그리고 젊은 선수 못지 않은 파워 넘치는 샷. 거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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