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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개봉한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범죄 액션 영화다. 감형 등을 조건으로 마약 범죄와 관련한 정보를 수사 기관에 넘겨 이익을 취하는 브로커들로, 실제 수사 과정에도 존재하는 용어인 ‘야당’을 최초로 소재로 영화화해 주목받고 있다.
류경수는 ‘야당’에서 대한민국 언터쳐블 조훈 역을 맡아 강렬한 악역으로 열연을 펼친다. 조훈은 대통령 후보자의 아들로 어떠한 사고를 저질러도 누구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다. 검사 구관희(유해진 분)조차 그를 함부로 대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부친의 뒷배를 갖고 있다. 배우 엄수진(채원빈 분)이 연루된 마약 사건으로 체포되지만, 손쉽게 풀려난 조훈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안하무인 악인으로서 ‘야당’ 이강수(강하늘 분)와 대립한다. 류경수의 서늘한 눈빛과 뚜렷한 존재감으로 완성된 캐릭터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몰입감을 끌어올렸다는 반응이다.
류경수는 영화가 개봉 후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소감을 묻자 “기분이 좋다. 개봉한지 얼마 안됐는데 조만간 저도 극장에 가서 다시 한 번 영화를 볼 생각”이라며 “일반 관객들과 같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여유될 때 살짝 다녀오려고 한다. 지금은 드라마 촬영 중인데 끝나고 5월 초에 관객들과 함께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기쁨을 전했다.
처음 이 역할 제안을 받았을 때 느낀 인상도 털어놨다. 류경수는 “대본에는 보통 캐릭터에 대해 자세히 설명이 안 나와있는데, 그냥 대본상으로만 보면 이 ‘조훈’이란 캐릭터도 자칫하면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로만 끝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끝나면 재미가 없지 않나. 그래서 고민을 좀 깊이 했다”고 떠올렸다.
악역 ‘조훈’에 자신만의 색을 입히며 대본상에 없던 애드리브가 추가되기도 했다고. 류경수는 “예컨대 구관희 검사에게 조훈이 하트 날리는 장면도 시나리오엔 없었던 장면”이라며 “다행히 그런 아이디어들에 대해 감독님께서 많이 열려 계셨고 캐릭터의 가능성을 열어주셨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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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편히 연기할 수 있게 배려해주시고 강요하거나 이런 것도 없으셨다. 또 되게 재미있으시다. 이번에 유해진 선배께 많이 배웠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다만 극 중 조훈이 군중을 바라보며 ‘사이비교도들 같지 않아요? 다들 뽕 맞은 것처럼’이라고 읊조리는 대사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말을 하는 이 사람(조훈)이 가장 그런 눈빛으로 보여지길 바랐다”며 “보통 실제 촬영할 때는 극의 순서대로 가지 않고 뒤죽박죽이라 연기하면서 앞 신과 뒤 신의 감정선이 어긋나지 않게 어느 정도 계산을 하며 연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조훈은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 어제와 오늘이 어차피 다른 이상한 사람이다. 어제는 기분이 좋았어도 몇 시간 만에 기분이 달라질 수 있는 그렇게 감정선이 비죽비죽 튀어나가도 재미있을 캐릭터이겠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야당’을 관람한 관객들 사이에선 류경수의 악역 열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조훈’의 캐릭터를 천만 영화 ‘베테랑’의 악역 조태오(유아인 분)와 비교하며 흥미로워하는 반응도 이어진다. 이에 대해 류경수는 “정말 자칫하면 진짜 조태오처럼 보일 수도 있는 캐릭터였기에 그런 면에서 좀 거리 두고 싶었다”라며 “관객은 늘 새로운 모습을 원하실테니 나의 모습에서 조금 더 새롭게 캐릭터를 표현해봐야겠단 생각이 컸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완전히 보여지지 않았던 새로운 캐릭터가 없기에 기존의 캐릭터들의 모습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살짝 비틀어볼 수 있을까 고민해봤다”고도 부연했다.
‘야당’은 지난 16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