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공연히 김칫국만 마셨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특별법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과감하고 전향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달 3일 당내 정책토론회에선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할 경우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그로부터 일주일 뒤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첨단기술 분야에서 장시간 노동, 노동 착취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은 그 자체가 형용모순”이라고 주장했다.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어안이 벙벙할 지경이다. 결국 민주당은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을 걷어찼다.
이재명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업이 앞장서고 국가가 뒷받침해 다시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행동은 달랐다. 세상 물정에 극히 어둡다. 혁신 기술은 한번 타이밍을 놓치면 나중에 땅을 치며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 대표는 그제 “경제 문제에 관한 한 민주당이 국힘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근로시간 규제라는 돌덩이부터 치워야 한다. 주52시간제 예외 조항을 담은 반도체특별법을 이제라도 앞장서서 처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