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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업계에 따르면 C커머스 업체 핀둬둬홀딩스의 자회사 테무는 최근 한국에서 오픈마켓(위탁판매·온라인 장터)을 열기로 하고 판매자를 모집 중이다. 이미 인프라 구축이 한창이다. 테무는 지난해 말부터 인사와 총무, 마케팅, 물류 등 핵심 직군에서 한국인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현재 한국 내에서 통합 물류시스템 구축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앞서 국내에 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와 비슷한 행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2019년 한국어 판매 사이트를 열고 2023년 8월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후 사무소를 세우고 한국 직원 채용을 진행했다. 테무 역시 2023년 7월 한국어 판매 사이트를 열고 지난해 2월 한국 법인 웨일코리아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지만 따로 사무실은 운영하지 않았다.
현재 C커머스는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잠식 중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와 테무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MAU)는 각각 912만명, 823만명에 달했다. 쿠팡(3302만명)에 이어 나란히 2, 3위를 차지했다.
이들에 밀려 국내 이커머스인 11번가(780만 명)와 G마켓(542만 명)은 4, 5위로 내려앉았다. 중국 직구액도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해외 직구액 중 60%가 중국으로 나타났다.
이런 움직임은 벌써 감지되고 있다. 현재 테무는 신규 회원이 되면 39만원 쿠폰팩을 준다. 여기에 추가로 30%를 할인해주는 이벤트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품질 논란을 의식한 듯 글로벌 인증 기관과 협력해 제품 테스트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C커머스 대책 절실…소비자 기업이 모두 위험
이 같은 C커머스의 확장에 국내 오픈마켓 판매자와 중소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고물가 상황에서 C커머스의 가격 경쟁력은 더 크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C커머스는 한국 업체들에 부과되는 규제도 받지 않아 ‘초저가’로 판매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국내 판매자들은 해외에서 제품을 들여올 때 관세와 부가세를 내고, 국가통합인증(KC)을 받아야 한다. 역차별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 저가 상품이 쏟아지면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도 고사위기에 처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논란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테무는 최근 국내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외국으로 이전하고, 이를 제공받는 제3자 기업의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개인 세관 코드, 거래 금액, 주소, 전화번호 등이다. 이를 거부하면 테무 이용이 불가능하다.
문제는 C커머스의 개인정보 관리와 고지가 부실하다는 점이다. 실제로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의 고객 정보를 해외 18만 곳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나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9억 78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유해물질 검출 등 안전성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환경부, 서울시 등이 수시로 C커머스 제품의 안전성을 조사할 때마다 1급 발암물질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되고 있다. 최근에도 테무에서 판매되는 로봇 장난감 충전용 케이블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량이 기준치대비 4배나 초과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C커머스 제품에서) 유해성이 판명됐다면 해당 품목을 소비자에게 팔 수 없도록 통관을 막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며 “위해성 문제에도 가격 탓에 C커머스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많지만, C커머스가 본격적인 한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만큼 정부도 목소리를 내야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