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걸의 사진이야기]아름다움, 그것은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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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2-09-13 오전 7:41:29

    수정 2012-09-13 오전 7:41:29

[이데일리 서영걸 칼럼니스트] 수년전 고(故) 박수근 화백의 그림 ‘빨래터’ 위작 논란 당시 감정인을 비롯한 미술계 관계자들 대부분이 진위여부에 대해 쉽사리 언급하지 못했다.

이 논란의 뒷면엔 사실 민감한 ‘돈’의 문제가 걸려 있었다. 위작으로 판정할 경우, 그 후폭풍은 감당키 힘들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사건이었다.

도시인의 경우 경치 좋은 곳으로 놀러 갔을 때 창 밖으로 펼쳐진 풍경을 보면 저절로 나오는 소리가 있다. “아~ 그림 같네. 여기서 계속 살았으면 좋겠다.”

일찌기 플라톤에서 시작된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적 사고는 칸트에 이르러 ‘개념 없이 보편적으로 만족을 주는 것’으로 정의된다. 그렇기에 아름다움은 영원성을 부여받는다.

인간의 감성은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그것은 논리의 영역이 아니기에 옳고 그름의 영역과는 무관하다 . 이른바 시장이라는 개념이 도입된 자본주의에서 예술작품이 하나의 상품가치를 부여받고 거래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예술의 근원적인 출발점과는 먼 인간의 소유욕과 탐욕이 낳은 결과일 뿐이다.

창작과 비평은 불가분의 관계이다. 특히 사진의 경우,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전업사진가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모호해지며 비평의 몫이 더욱 커지는 듯 하다.

프로들의 세계로만 한정짓지 않는다면 창작과 비평의 넓어진 범위는 오히려 소통이라는 말로 표현함이 더 낫지 않나 싶다. 비평이란 단어가 갖는 그 엄숙함을 생각한다면 말이다.

이제는 식상하기조차 한 소통이란 단어를 굳이 끌어내는 이유는 예술가들의 언어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관객 내지는 청중들과 이야기를 한다.

다만 그 언어가 구조적이지 않기에 비평의 자리가 요구된다. 원래 그렇게 창작과 비평 그리고 수용은 다르나 같은 몸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평가는 특정집단의 권한이 아니라 모든 이의 것이다. 예술의 대중화는 그런 의미다.

그러나 창작과 비평의 건강한 긴장관계는 작품의 가치를 시장논리에 근거한 물적 재화의 가치로 환원시키면서 타락을 시작했다 .


한 때 정치권의 검은 돈의 형태가 현금, 양도성 예금증서에서 이제는 미술품으로 바뀌었다는 신문기사의 내용은 예술가들에게 썩 기분 좋은 이야기 거리는 아니다.

전업작가의 경우 재생산을 위한 작품의 판매는 필수불가한 절차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상품의 포트폴리오에 예술품이 포함되는 것 또한 불가항력적인 일이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은 작품의 가치에 근거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판단하는 가이드 역할인 비평가의 책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한 나라의 예술활동의 다양성은 그 나라의 건강성을 의미한다. 가치판단의 기준이 예술 본원적 가치인 아름다움에서 출발하지 않고, 교환가치로서의 재화적 가치에 주목하는 물신론은 예술발전에 있어서는 적이나 마찬가지다.

훌륭한 작가들의 작품이 개인의 금고로 들어가 공개되지 않은 채, 돈이 될 때까지 묵혀놓는 행위는 소유권자의 자유를 주장하기 이전에 사회 전체의 문화발전을 위한 공공성에 대한 책임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 정도의 재력이 있는 층이라면 노블레스 오블리쥬가 뭔지는 알테니 말이다.

창 밖에 펼쳐진 자연의 풍광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다. 그것마저도 초고층 아파트를 세워 조망권이라는 이름의 재산가치를 만드는 것은 탐욕의 논리에 다름 아니다.

아름다움, 그것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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