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1기땐 금값 55% 껑충…이번엔 얼마나 오를까

트럼프 트레이드 중 홀로 치솟는 금값
관세가 키운 불안감, 금에 자금 쏠려
3000달러 시간 문제…전망치 줄상향
  • 등록 2025-02-19 오전 5:00:00

    수정 2025-02-19 오전 5:00:00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시장이 ‘골드러시’를 맞고 있다. 월가는 금 가격이 추가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금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지난 14일 기준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온스당 2900.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이후 10% 가까이 오른 것으로, 같은 기간 뉴욕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4% 넘게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트럼프 관세 우려에 치솟은 금값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달러화 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이용된다. 그러다보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를 둘러싼 중동지역의 확전 양상이 지속하면서 최근 몇년간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자산운용사 RLAM의 트레버 그리샴 멀티에셋 책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지난 1년 동안 금을 강력한 투자처로 만들었으며 중앙은행과 소비자 매수세가 금 가격을 끌어올렸다”고 평했다.

특히 올 들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인플레이션 재발과 경제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면서 헤지 수단으로 금 매수세가 빠르게 늘어났다.

금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으로 가격이 오르는 금융자산·종목을 뜻하는 ‘트럼프 트레이드’에 속했던 달러, 미 국채, 비트코인 등 여타 자산군이 최근 관세 부과 우려가 다소 줄면서 약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장의 우려보다 관세 부과를 점진적으로 접근하면서 유로화처럼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통화 가치를 밀어 올리고 있고, 무역 전쟁에서 경제 성장 둔화로 시장의 관심이 전환되면서 국채 매입 수요를 부추겼다”고 분석했다.

탈달러화 움직임에 실물 수요도↑

트럼프 관세 리스크가 별개로, 올해 중앙은행들의 강력한 금 매수세가 금 수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FT는 내다봤다. 각국 중앙은행은 기축통화인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금 매입을 확대하는 추세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2022~2024년 3년 연속 매년 1000톤(t) 이상 금을 매입했다. 특히 미국의 직간접적 제재를 받는 중국과 러시아는 탈(脫) 달러화 움직임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이 세계 최다 금 보유량인 8100톤(t)을 보유한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도 각각 2300t을 보유, 세계 금 보유 상위 10개국 안에 이름을 올렸다.

뉴욕으로 옮겨가는 금괴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다른 국가의 실물 금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소문도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미 대선 이후 뉴욕의 금 비축량은 116% 증가했다. 이를 반영하듯 런던에서 거래되는 금 현물 가격에 비해 뉴욕 선물 가격이 더 높게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수입품에 대한 다양한 관세 부과를 예고하자, 트레이더와 은행들이 금에도 관세가 붙기전에 실물 거래 중심인 런던에서 미국으로 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영란은행 금고에서 금을 인출하기 위해서는 몇 주 동안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금값이 더 뛸 것이란 전망에 전 세계적으로 실물 금 수요가 급증해 일부 품귀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금 보관소에 실제 금은 없다”는 음모론도 재부상했다. 음모론자들은 세계 최대 금 보관소로 꼽히는 뉴욕 연방준비은행 지하 금고가 텅텅 비었다고 주장한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금값 온스당 3150달러까지 간다?

최근 30년래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집권 기간 금값이 가장 역동적인 흐름을 보여준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2001~2009년)이다. 8년 동안 9·11테러, 이라크 전쟁,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정치적·경제적으로 굵직한 사건들이 터졌고 이 기간 금값은 약 222% 올랐다. 트럼프 집권 1기(2017~2021년) 동안은 금값이 55%가 올라 시장에선 이번 집권 기간에도 그만큼 금값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월가에선 금값이 온스당 3000달러 돌파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최근 씨티그룹은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전쟁 우려로 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 금이 3개월 이내에 해당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의 강한 수요를 이유로 2025년 말 금 가격 전망치를 온스당 2890달러에서 3100달러로 올려 잡았다. JP모건 프라이빗 뱅크는 올해 말 금 가격 전망치를 315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리나 토머스와 단 스트루이븐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와 금 기반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자금 유입으로 연말 금 가격 목표를 온스당 3100달러로 올린다”고 발표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수요가 월평균 50t에 달할 수 있다면서, 이는 예상치보다 많은 양이라고 평가했다.

세계금협회의 조셉 카바토니 북미 수석 시장 전략가는 “관세, 감세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명확해질 때까지는 금 변동성이 높아지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면서 “금 가격이 금새 온스당 3000달러선까지 오를 수도 있지만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변동성이 큰 움직임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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