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지주(055550) 회장(사진)이 30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중소은행 신한을 국내 수위권 종합금융회사로 키워낸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던 라 회장이 뱅커 생활 51년 만에 `신한금융 사태`의 장본인이란 오점을 남기며 불명예 퇴진한 것이다. 다만 등기이사직은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이 전임 행장이자 현 지주사 대표인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면서 촉발된 `신한금융사태`는 라 회장의 영욕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란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20년의 장기 집권으로 후계구도를 둘러싼 권력투쟁이 촉발된 게 `신한금융사태`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실패를 모르며 금융권의 대부로 자리매김했던 라 회장. 그의 찬란했던 `뱅커 인생 51년`의 영광은 단 두 달여 만에 산산조각났다. 하지만 라 회장이 우리나라 금융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한 것이 분명한 만큼 객관적인 평가가 뒤따라야 한다는 세간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신한의 신화적 존재` 라응찬..50년간 승승장구
라 회장은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아왔다. 1982년 점포 3개, 임직원 279명으로 출발한 신한은행을 29년 만에 총자산 313조4000억원(2010년 6월말 현재, 계열사 11개, 점포 1388개, 임직원1만8941명)의 대형 종합금융회사로 만드는데 선봉에 있었다.
1938년생인 라 회장은 선린상고를 졸업하고 농업은행에 입행한 뒤 대구은행을 거쳐 제일투자금융 상무이사에 올랐다. 82년 신한은행 탄생 당시 상무이사로 창업 실무를 주도한 뒤 은행장 3연임과 부회장 2년, 지주회사 회장 4연임을 통해 20년 동안 신한의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켜왔다.
신한금융 내 임직원들에게 라 회장은 `범접할 수 없는 신화적 인물`로 통하는 것도 이 같은 그의 이력 때문이었다. 국내외 사외이사들 뿐만 아니라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창업그룹 재일교포 등 대다수의 주주들도 그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노욕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올해 3월 금융권의 예상을 뒤집고 고희(古稀)를 넘긴 고령의 나이로 금융권 최초의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배경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말부터 `한국거래소 이사장 선임 사태`와 `강정원 국민은행장 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라 회장의 4연임을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는 적지 않았다. 대리인 비용을 발생할 수 있는 지분 없는 회장의 장기집권은 은행권 지배구조의 가장 큰 문제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팽배했다. 결국 이러한 우려는 지난달 2일 `신한 사태` 발발과 함께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 `신한 사태` 발발..장기집권의 마지막은 `쓸쓸한 퇴장`
장기집권 뿐만 아니라 차명계좌 의혹도 라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박연차 회장에게 차명계좌를 통해 50억원을 송금한 사실이 적발됐고 이를 둘러싼 최고경영진간 알력이 권력투쟁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는 은행권에서 드물게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온 신한금융에서 최고경영진간 이전투구식 권력싸움이 벌어지는 충격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라 회장은 최근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방침을 통보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진 사퇴`를 일축한 뒤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이유로 재출국하자,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는 `교만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조직안정과 소명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직원들도 허탈감에 빠졌다. 라 회장과 신한금융은 차명계좌 의혹에 대한 소명작업에 나섰지만 금감원의 중징계는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사태를 수습에 앞장서야할 신한금융 이사회는 라 회장의 눈치 보기에만 바빴을 뿐,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사태` 발발 두 달여 만에 정기이사회를 수일 앞당겨 열었지만, 거수기 이사회란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라 회장은 지난 51년의 뱅커 생활 동안 `실패`라는 단어를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았다고 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라 회장이 승리하는 법만 배웠지 실패하는 법은 배우지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신의 영욕을 위해 2인자를 내친, 또 이를 위해 3인자를 이용한 `영욕의 인물`로 평가받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경북 상주 시골에서 태어나 야간 상고를 졸업한 뒤 각종 역경을 딛고 신한금융의 CEO까지 오른 라 회장. 그는 분명 신한 웨이(Shinhan Way)로 알려진 신한금융 특유의 문화를 정착시킨 장본인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신한금융사태`를 바라보는 금융권 안팎의 심정은 더욱 착찹하기만 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라 회장은 우리나라 금융 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한 사람"며 "시간이 지나면 그의 공과를 재평가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D-1` 신한금융 이사회..불씨는 `여전`(종합)
☞`D-1` 신한금융 이사회..불씨는 `여전`
☞[특징주]신한지주 나흘만에 반등..`실적만큼은 견조`




![[포토] 서울농협, "아침밥을 먹읍시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201281t.jpg)
![[포토] 이억원 금융위원장, 청년 소통 간담회](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200936t.jpg)
![[포토]장동혁, '더 큰 싸움 위해 단식 중단'](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200736t.jpg)
![[포토] 서울시, 용산전자상가 재개발지역 간담회](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200713t.jpg)
![[포토]금 한 돈 100만 원 육박](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200703t.jpg)
![[포토]빛도 들어오지 않아 더 추운 쪽방촌](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200666t.jpg)
![[포토]코스피, 4,900선 회복 마감…코스닥은 급락](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101059t.jpg)
![[포토]한자리에 모인 한국은행·네이버 공동 AX 콘퍼런스 내빈들](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100958t.jpg)
![[포토]한덕수 전 총리 1심 선고 공판 출석](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100901t.jpg)
![[포토]역대급 한파](https://image.edaily.co.kr/images/Photo/files/NP/S/2026/01/PS26012100767t.jpg)

![이재명표 시장 활성화 통했다…마지막 퍼즐은 '상속세 개편'[5000피 시대]](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1/PS26012201419h.jpg)
!["상반기 내 코스닥도 키맞추기 기회…로봇·바이오 주목"[5000피 시대]](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1/PS26012201302h.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