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영웅 '너야 너'…무용극으로 재탄생한 홍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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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다솜무용단 '모던 홍길동' 내달 4·5일
권력에 맞서는 평범한 주인공 그려내
양선희 연출·권용상 정명훈 공동 안무
"지난해 촛불집회 보며 고민한 영웅 그려"
  • 등록 2017-10-30 오전 6:00:00

    수정 2017-10-30 오전 6:00:00

무용극 ‘모던 홍길동’의 안무가 겸 무용수 정명훈, 권용상(사진=춤다솜무용단, 김명환).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홍길동은 어려운 이들을 위해 권력에 맞섰던 영웅이다. 누구나 이름을 알고 있는 친근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 홍길동이 무용극을 통해 현대의 영웅으로 재탄생한다. 양선희 세종대 무용과 교수가 춤다솜무용단과 함께 선보이는 신작 ‘모던 홍길동’(11월 4·5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이다.

‘비우니 향기롭다’ ‘용비어천가’ ‘키스 더 춘향’ 등 여러 편의 창작무용을 선보여온 양 교수가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그동안 한국무용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주로 보여줬다면 이번 ‘모던 홍길동’은 동적인 ‘액션’으로 한국무용을 재해석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출발점은 지난해 한국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가져온 촛불집회였다. 양 교수는 “촛불집회를 보면서 지금 이 시대에서 힘이 돼줄 영웅은 누구일까 생각했다”며 “관공서 어디를 가더라도 이름을 접할 수 있을 정도로 친근한 인물이 지금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무용극 ‘모던 홍길동’의 연습 장면(사진=춤다솜무용단, 김명환).
양 교수의 제자로 ‘키스 더 춘향’에 참여했으며 서울무용제에서 연기상을 수상한 안무가 권용상·정명훈이 힘을 보탰다. 권 안무가는 올해 ‘크리틱스 초이스’에서 ‘홍길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권 안무가는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홍길동 같은 영웅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이어 “‘키스 더 춘향’을 마친 뒤 고전 속 남자 주인공의 이야기로 남성미 넘치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홍길동’이 고전을 바탕으로 했다면 ‘모던 홍길동’은 제목처럼 현재와 미래를 담은 작품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원작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홍길동의 아버지를 권력자로 설정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한 상류층과 평범한 서민을 대비시켰다. 작품은 가족을 잃고 초라하고 나약해진 홍길동이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 다시 영웅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권 안무가가 홍길동 역을, 정 안무가가 홍길동의 영혼 역을 맡아 무용수로도 나선다.

한국무용이 바탕이지만 일상적인 요소가 많다. 퇴근하는 직장인, ‘혼술’과 ‘혼밥’을 즐기는 젊은이의 모습 등 지금 한국사회의 친숙한 풍경이 무용으로 펼쳐진다. 음악도 대중가요와 CF 음악 등 친숙한 곡으로 꾸미며 의상도 청바지·정장 등 일상적인 복장으로 선보인다.

공연은 원형극장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 오른다. 관객이 무대를 내려다보는 구조로 무용공연에는 다소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오히려 이를 장점으로 이용할 생각이다. 권 안무가는 “공연장 특성상 관객과 보다 가까이서 호흡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잘 살려서 관객과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권 안무가는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는 영화가 끝난 뒤 등장하는 ‘쿠키영상’ 같은 볼거리도 숨겨 놨다. 공연이 끝날 때까지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한 “평범한 현실 속에서 권력자와 맞서며 영웅으로 거듭나는 홍길동의 모습이 관객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내년 퇴임을 앞둔 양 교수도 무대에 올라 제자들과 함께 춤을 출 예정이다. 양 교수는 “무용인에게 중요한 것은 안무하고 춤출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이라면서 “지금 현역에서 열심히 활동 중인 제자들에게 바톤 터치하는 기분으로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무용극 ‘모던 홍길동’의 연습 장면(사진=춤다솜무용단, 김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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