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사교육비 4년 연속 사상 최대...부작용 이대로 둘 건가

  • 등록 2025-03-18 오전 5:00:00

    수정 2025-03-18 오전 5:00:00

지난해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더 늘어나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주 발표한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교육비 총액은 지난해 29조 2000억원에 이르렀다.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으로 감소해 19조 4000억원을 기록한 뒤 2021년 23조 4000억원, 2022년 26조원, 2023년 27조 1000억원으로 매년 최대 기록을 경신한 추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진 것이다. 사교육을 받는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2023년 55만 3000원에서 지난해 59만 2000원으로 증가했다.

사교육비 지출만 늘어난 게 아니다. 전체 학생 중 사교육을 받는 학생 비중을 나타내는 사교육 참여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80.0%로 전년 78.5%에서 1.5%포인트 상승해 처음으로 80%대에 들어섰다. 1인당 주간 사교육 참여 시간도 7.3시간에서 7.6시간으로 늘었다. 이런 사교육 열기는 초등학교 입학 이전 영유아 단계로도 확장되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이번에 처음으로 영유아 사교육비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5세 이하 영유아의 사교육 참여율은 47.6%나 된다.

이런 조사 결과는 윤석열 정부의 사교육 대응 실패를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교육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불법 사교육 단속은 강화했지만, 자립형사립고 등 특수목적고를 존치하고 고교내신제 도입을 성급히 추진한 것이 사교육 수요를 키운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교육 열기는 특정 정부만의 일이 아니다. 교육을 통한 사회적 지위 상승 경쟁, 암기형 시험 성적 중심의 대학입시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문화와 제도들이 어우러져 초래된 것이다.

사교육비는 주거비와 함께 출산을 기피하게 하는 양대 경제적 부담으로 꼽힌다. 사교육비 부담 능력 차이가 학력 차이를 낳아 사회적 지위와 빈부 세습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사교육을 선택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학생과 부모의 권리에 속하지만, 사회적 부작용이 너무 크다. 공교육의 역할을 강화하고 대학입시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포함해 학생과 부모의 사교육 의존도를 낮춰갈 방안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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