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관세 전쟁의 후폭풍이 쉽사리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24일(현지시간)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워싱턴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대표를 상대로 관세 협의에 나서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원스톱 쇼핑식의 타결을 강조한다고 해도 속도전을 경계하는 우리 정부는 의견 교환의 자리로 입장을 정리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맞불 관세와 희토류 수출 금지 등으로 대미 고강도 반격에 나선 중국이 우리 기업들에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한 제품을 미국 군수업체에 수출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한국 수출의 1, 2위 시장인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새우등 신세가 된 격이다.
하지만 이럴수록 협상팀은 미국 요구에 끌려가지 않고 페이스를 지키며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최근 끝난 미·일 협상에서 일본이 ‘아부의 기술’까지 동원하고도 관세 폭탄을 피하지 못한 채 ‘굴욕적 협상’이라는 비판을 뒤집어쓴 전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조선 협력, 원전 동맹 등 우리가 가진 매력적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 업그레이드된 통상 외교의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