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동규 ‘마음’의 한 장면(사진=모다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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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원 무용이론가] 35회째를 맞이하는 현대무용축제 ‘모다페’가 국내초청작으로 김동규의 ‘마음’, 김성용의 ‘무빙 바이올런스 에피소드 2’, 김보람의 ‘봉숭아’를 선정해 지난 21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올렸다. 자기만의 색채가 분명하고 움직임의 어법이 상이한 젊은 세 남자의 조합은 상당히 이채롭다. 심리적이거나 환경적이거나 혹은 원초적인 접근코드로 차별화한 커뮤니케이션의 다양성을 선보인다.
첫 무대는 김동규의 ‘마음’으로 시작했다. 유연함과 균형감, 기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LDP무용단의 강점이 오롯이 드러난 작품은 시종 아름다운 쾌감을 준다. 이중적으로 해석하고 뒤틀어서 바라보는 사물 혹은 사람에 관한 여러 단상을 몸짓으로 펼쳐낸다. 함께하는 공간 속에서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다른 사람과 충돌하며 만든 상흔은 무대 위의 이야기가 아닌 세상 속 풍경이다. 지독히 단조로운 음악과 반복적 움직임은 변치 않는 사람들의 아집을 말하고 화려한 조명 아래서 춤추는 이들은 억압된 욕망을 대변한다. 중심에는 군무가 있다. 몸의 움직임이 분출하는 파장은 공간 속을 떠돌아 부유하고 다시 정제돼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유지한다. 모자란 듯 넉넉한 듯 미묘한 마음의 층위를 엿보게 한다.
김성용의 ‘무빙 바이올런스 에피소드 2’는 안정적 구도의 직선과 파동을 일으키는 곡선의 이중적 경계를 수채화처럼 펼친다. 듀엣의 독특한 질감과 개별성에서 오는 이질감이 여백이 있는 화폭처럼 어느덧 관객에게 스며든다. 폭력에 관한 주제지만 이는 암묵적인 침묵으로 바뀌고, 사지와 관절은 떨림으로 요동치지만 시끄럽거나 거칠게 묘사하지 않는다. 조명의 절묘함, 음악의 처연함은 주름들 사이에 전달되지 못한 깊은 한숨으로 드러난다. 특히 박은영의 완벽에 가까운 카리스마는 관객의 감각까지 장악한다. 숙련된 무용수가 펼치는 마술과 같은 이미지가 파장을 일으키는 수작이다.
김보람의 ‘봉숭아’는 여성성에 관한 생각을 현대예술의 키치적 어법으로 묘사했다. 다섯명의 서로 다른 캐릭터를 소유한 여성이 무대에 등장해 마돈나의 ‘보그’에 맞추어 춤춘다. ‘아름다움은 발견하는 것. 댄스플러어에 뛰어들어’라는 가사처럼 각각의 여성은 자신의 개성을 발하는 막춤을 춘다. 그러다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가 나오자 모두 같은 유니타이즈와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 순간순간 니진스키의 작품과 오버랩하며 주인공이 없는 떼춤, 불협적이고 유기체적인 움직임 등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로 다가온다.
결국 현대춤은 새로움과의 조우다. 독창성은 남과 다른 생각, 결코 조합하거나 무대 위에 출연하지 않을 새로움을 펼친 자의 영예로 돌아가는 것이다. 춤은 심각해하지 말라고 관객에게 대화를 건넨다. 아무리 과장해도 반응이 미미한 관객에게 편견을 가지고 현대춤을 보지 말라고 외친다. 시작은 이제부터라고 말이다.
 | | 김성용 ‘무빙 바이올런스 에피소드 2’의 한 장면(사진=모다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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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김보람 ‘봉숭아’(사진=모다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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