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세 오를까…“기후위기 극복” Vs “자영업자 부담 과도”

靑 국가기후환경회의 “경유값 인상해 車 감축”
당정, 탄소세 신설 등 저탄소 세제 개편 검토
기재부 난색 “의욕적인 탄소저감 신중해야”
학계도 “코로나 상황에 조세저항만 부를 것”
  • 등록 2021-01-07 오전 12:00:00

    수정 2021-01-07 오전 12:00:00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경유세 인상을 놓고 이견이 불거졌다. 대통령 직속 기관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경유세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정당국은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11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 범부처 전략회의에서 “기후위기 대응은 인류 생존과 미래의 사활이 걸린 과제”라며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해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장기적으로 세제와 부담금 제도의 개편을 검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사진=청와대]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임재현 기재부 세제실장은 브리핑에서 탄소세 신설 관련해 “탄소중립 관련해서는 현재로서는 교통에너지환경세를 조정한다든가 아니면 경유세의 세율을 인상한다든가 하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위원장 반기문)는 지난 11월 △미세먼지가 배출되는 경유차 수요·운행을 억제하기 위해 휘발유 대비 상대가격을 조정해 경유값을 인상하는 방안 △전기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해 조정하고 환경비용을 반영해 인상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2050 탄소중립 당정협의’를 열고 “탄소중립 생태계로의 전환 지원을 위해 기후대응기금(가칭)을 신규 조성하겠다”며 “세제, 부담금, 배출권 거래제 등 탄소 가격 부과 수단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격체계를 재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경유세 인상 전망이 제기됐지만 기재부는 브리핑을 통해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탄소중립이 가야할 방향이지만 너무 급하게 가면 난방비, 전기요금뿐 아니라 자동차 세금 부담까지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지난달 13일 페이스북에 “우리나라에서 탄소가 배출되는 주요 분야 중 발전과 산업이 각각 35%를 차지하고 나머지 30% 정도가 건물과 수송”이라며 “탄소저감 노력을 하면 탄소배출 가격이 오르고, 장기적으로 건물 난방비와 전기료가 상승하고 자동차 유류세도 비싸진다”고 지적했다.

김 차관은 “분야별 탄소배출 비중이나 코로나19로 더 악화된 양극화 추이를 감안해 보면 초반에는 건물이나 수송 분야에서 너무 의욕적인 탄소 저감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에너지 세제 증세에 신중할 것을 주문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한국납세자연합회장)는 “지금은 코로나19로 위축된 가계, 자영업, 기업에 세 부담을 덜어주는 등 경기활력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며 “임기 하반기에 무리하게 증세를 하면 조세저항만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탄소세=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 석유, 석탄 등 각종 화석연료에 함유된 탄소량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다.

※탄소중립=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로 발생하는 탄소와 흡수되는 탄소량을 같게 해 탄소 순배출이 제로로 되는 상태로 넷-제로(Net-zero)로 불린다. 신재생을 확대하고 경유 사용을 줄이는 등 탈석탄·탈석유·탈원전 정책이다. 우리나라는 파리협정에 따라 ‘2050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작년 말까지 유엔에 제출했다. 이는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 2050년까지 저탄소 정책을 추진하는 로드맵이다.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경유세 인상을 제안했다. 수송용 휘발유와 경유 간 상대가격을 2018년 기준 약 100대88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인 약 100대95 내지 OECD 권고 수준인 100대100으로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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