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K-방산, '한국형 방패'로 중동 하늘 책임진다

[아부다비(UAE)=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중동지역은 대공방어에 대한 요구가 강한데, 한화는 지상에서부터 공중 방어에 대한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일한 기업입니다.”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방산전시회 ‘IDEX 2025’에서 만난 마이클 쿨터 한화 방산 해외 사업 총괄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는 한화가 제공하는 다층 방어망을 설명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미 해군 장교 출신으로 미 정부와 레오나르도DRS 등 글로벌 방산기업에서 일한 그는 지난 해 12월 한화에 합류했다. 다음 달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마이클 쿨터 사장 내정자가 지난 17일 UAE 방산전시회(IDEX 2025) 현장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한화 방산은 이번 IDEX에서 통합 다층 방공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형 사드’로 불리는 장거리 지대공 요격체계(L-SAM)와 중거리 지대공 요격체계(M-SAM), 장사정포 요격체계(LAMD), 안티 드론 시스템 등의 대공방어 체계를 제안했다. 이미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은 M-SAM인 ‘천궁’을 도입하고 있다.

쿨터 사장은 “중동은 각국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고, 소형드론부터 탄도미사일까지 다양한 위협에 대응해야 하는 지역으로 이같은 위협을 일상에서 체험하고 있는 곳”이라면서 “정유시설 등에 대한 다양한 공중 위협을 방어할 수 있는 다층 솔루션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사우디와 UAE 등이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한화는 이에 부응하기 위해 현지에 제조시설 뿐만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와 연구개발(R&D)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전략거점을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화그룹 내 계열사들이 보유한 기술을 결합해 통합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며 “해외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SAM 체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발사대와 유도탄에 한화시스템의 다기능(MFR) 레이더가 결합된 제품이다. 한화오션이 건조한 전투함정에는 한화시스템의 첨단 전투체계가 탑재된다.

그러면서 쿨터 사장은 “미국 필리조선소 인수를 교두보 삼아 현지 방산 및 조선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을 통해 미국 정부의 방산 정책에 부합하는 제품과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오션과 필리조선소의 조선 기술에 한화시스템의 해양 전자전 기술을 결합해 제공하거나,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무인상륙형 다연장 발사대를 한화오션이 건조하는 상륙함이나 수송함에 적용하는 등의 방식이다. 함정 설계부터 무장과 통신 시스템 통합까지 모든 과정을 한화가 책임지는 형태로 제안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7~21일 UAE 아부다비 국립전시센터에서 진행되는 ‘IDEX 2025’에서 통합 부스를 통해 방공망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