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신공항은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동남권 신공항을 이슈화한 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했다. 이명박 정부는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했고, 박근혜 정부는 기존 김해공항 확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문재인 정부는 신공항을 다시 살렸고 특별법도 만들었다. 예비타당성 조사도 면제했다. 윤석열 정부는 ‘부산 엑스포’에 대비한다며 개항 시기를 2035년에서 2029년으로 크게 앞당겼다. 엑스포 유치는 실패했지만 개항 시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가덕도 신공항 프로젝트는 무리수의 연속이다. 2029년 말 개항 목표를 맞추려면 올해 착공해서 4년 안에 바다를 메워 활주로를 깔아야 한다. 이보다 규모가 작은 지방 공항도 이렇게 빨리 짓지 못한다. 작년 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보듯 공항 안전은 생사가 걸린 중대사다. 백년 앞을 내다봐야 할 제2 국제공항을 졸속으로 밀어붙일 건가. 당장 6월 대선을 앞두고 또 정치권이 끼어들까 걱정이다. 현대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박탈당할 수도 있는 불이익을 각오하고 솔직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무리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걷어차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