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전쟁 이기려면 정책 기조부터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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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9-08-05 오전 6:00:00

    수정 2019-08-05 오전 6:00:00

일본이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우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제외시킴에 따라 한국 정부가 일본에 대해 즉각 상응조치를 취함으로써 양국이 사실상 경제전쟁에 돌입했다. 그동안의 협력관계가 전면적인 대결 국면으로 바뀐 것이다. 한국이 일본의 전략물자 우대 리스트에 처음 포함됐던 2004년 이전으로 돌아간 것이지만 양국 간 실제 분위기는 그보다 더하다. 우방국으로서의 군사정보 교류협력 관계까지 깨질 위기에 처하면서 서로의 자존심을 건 무한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결코 만만치 않은 싸움이다. 어차피 일본도 피해를 감수해야겠지만 우리에게 닥칠 피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데 이어 자동차용 배터리와 화학제품으로까지 규제 대상을 확대할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경제·산업 전방위로 확대될 조짐이다. 때마침 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되면서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대응 예산을 신속히 투입한다는 방침이지만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올해 성장률이 2%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제시된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기존 정책 기조로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겠느냐 하는 점이다. 최저임금의 급속한 인상과 주52시간 근로제 등으로 기업 생태계가 고통 받는 상황에서 일사불란한 대비태세가 갖춰지기는 쉽지 않다. 가뜩이나 기업 경영이 곤경에 처한 마당에 일본과의 경제 마찰까지 더해진 것이다. 탈원전 정책도 재고돼야 마땅하다. 국가적으로 전력조달 비용을 굳이 높게 부담하면서 외국과 경쟁을 벌인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이번 싸움이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내다보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장기적인 대비책이 필요하다. 정부와 경제계가 혼연일체를 이루는 자세가 요구된다. 정부가 싸움을 지휘하더라도 현장에서는 기업들이 맞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기업들에 대해 정책적인 신뢰를 줘야만 한다. 기업 체질을 강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다신 일본에 지지 않겠다”고 다짐했듯이 경제전쟁에 이기려면 정책 방향의 타당성에서부터 면밀한 점검이 따라야 한다. 일단 전쟁이 시작된 만큼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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