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론 중국에 밀려…기술력으로 프리미엄 찾아야"

[K뷰티 명과 암]④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장 인터뷰
광고실증제 등 규제 개혁 필요
  • 등록 2025-01-17 오전 5:50:03

    수정 2025-01-17 오전 7:42:2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K뷰티는 가성비 좋고 창의적이어서 떴지만 일본이 자국 브랜드를 키우고 있고, 미국도 관세 장벽을 높일 가능성이 커 단번에 시장을 잃을 수 있습니다. 중저가 화장품은 중국에 밀릴 수 있습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장은 1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K뷰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원장은 K뷰티가 성공할 수 있던 요인으로 K콘텐츠의 성공을 꼽았다. 그는 “화장품 산업은 문화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K드라마에 이어 K팝이 인기를 얻은 2013년을 기점으로 화장품 수입보다 수출이 더 많아졌고 그 이후 화장품 수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인디 브랜드를 앞세워 큰 폭으로 성장한 K뷰티의 잠재적 경쟁자는 중국 화장품 업체라고 판단했다. 그는 “지금 중국이 내세운 틱톡을 보고 우리나라 Z세대는 모방하면서 중국 제품을 사는 경향이 나타난다”며 “중국 화장품 기업이 2010년 이후 우리나라 연구원을 많이 영입한 데다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우리 기술로 제품을 만들어 품질이 괜찮고 가격 경쟁력도 우리나라 제품 못지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K뷰티도 (외국인이) 호기심 때문에 샀던 건데 중국이 그런 시장에서 만만찮을 것”이라며 “중저가 시장의 경우 베트남을 제외한 동남아 지역에선 한국 화장품이 중국 화장품에 밀리고 미국, 일본, 중동 등에서도 한국-중국 제품이 경쟁할 텐데 가격 면에서 밀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K뷰티만의 경쟁력은 앞선 기술력으로 프리미엄을 찾아야 한다는 게 김 원장의 진단이다. 그는 “로레알 4500명, 시세이도 2500명 넘는 연구원이 피부 기초연구로 의약학을 더한 ‘코스메슈티컬’로 가고 있다”며 “우리나라 화장품 기술력은 상당 부분 발전했지만 이 분야에선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광고 실증제 역시 K뷰티의 발목을 붙잡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고 실증제는 화장품 광고에 사용한 표현 가운데 증명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시험·조사 결과 등으로 입증하는 제도다. 김 원장은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102억달러로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K뷰티 수출과 관련해 “지금부터 정부가 규제를 과감하게 풀고 연구개발(R&D), 해외 진출 등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융합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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