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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빨라지고 독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소비도 달라지고 있다. 더위를 식히는 상품만 찾는 것이 아니다. 습기를 빼고, 햇볕을 막고, 땀을 말리고, 갑작스러운 비에 젖지 않게 해주는 물건을 한꺼번에 찾는다. 장바구니만 보면 피서 준비인지, 출근 준비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기상청은 올해 6~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고, 6~7월 강수량은 대체로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6월과 7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각각 60%로 제시됐다. 강수량도 6~7월 모두 평년보다 많을 확률이 40%로 전망됐다. 덥고 습한 날이 동시에 많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그다음은 ‘뽀송함’이다. 장마철 집 안은 작은 빨래방이 된다. 수건은 마르지 않고, 신발은 눅눅하고, 옷장 문을 열면 어딘가 오래된 냄새가 난다. 이때 제습제, 신발 건조기, 섬유 탈취제, 세탁조 클리너가 등장한다. 거창한 소비는 아니지만 효과는 즉각적이다. 몇 천원짜리 생활용품으로 여름의 불쾌감을 조금 덜어내는 것이다.
몸에 직접 닿는 상품도 바뀌고 있다. 반팔이면 충분했던 여름옷은 이제 냉감, 흡습속건, 자외선 차단 기능을 요구받는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냉감 의류 라인 ‘쿨탠다드’는 지난 4월 중순 판매액이 전주보다 108% 늘었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41% 증가했다. 이른 더위가 닥치자 소비자들이 반팔이 아니라 ‘덜 더운 반팔’을 찾은 것이다.
그래서 요즘 여름 쇼핑은 작고 현실적이다. 제습제 한 묶음, 양우산 하나, 냉감 이너웨어 몇 장, 쿨링 바디시트 한 팩을 사는 식이다. 가격은 비교적 낮지만 목적은 분명하다. 오늘 출근길의 땀, 사무실 의자의 찝찝함, 퇴근길 소나기, 밤의 열대야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투자다.
기후가 바뀌면 장바구니도 바뀐다. 계절은 달력에 맞춰 오지 않고, 소비는 체감 온도에 맞춰 움직인다. 6월인데 8월처럼 덥고, 맑다가도 갑자기 장맛비가 쏟아지는 날씨 앞에서 사람들은 더 이상 여름을 기다리지 않는다. 미리 사고, 바로 쓰고, 견딜 준비를 한다. 물건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장바구니가 말하는 마음은 같다. 덜 젖고 싶다. 덜 끈적이고 싶다. 덜 지치고 싶다. 여름이 점점 길고 거칠어진다면, 우리의 장바구니도 조금 더 영리한 생존 키트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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