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고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장기보험을 깨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중도 해지시 원금 손실 등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해지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24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 전체 생보사의 해약 환급금은 23조6767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0조1324억원과 비교해 17.6% 증가했다. 가입자가 보험료를 제때 못 내 보험 계약이 해지돼 지급하는 효력상실환급금도 1조59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1% 증가했다.
2년 이상 보험계약 유지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생보사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은 2017년 상반기 69.8%에서 지난해 상반기 67.6%로 하락했다. 25회차 유지율은 보험에 가입한 뒤 25개월째 보험료를 낸 비율이다. 장기보험 3건 중 1건은 2년 이내 해지하는 셈이다. 특히 작년 상반기 13회차 계약유지율이 81.2%였던 것을 고려할 때 장기보험 가입자 100명중 13~14명은 1년 넘게 유지한 보험을 해약했다는 얘기다.
손보사 평균 25회차 계약유지율도 2017년 상반기 72.6%에서 작년 상반기 69%로 3% 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생명보험협회가 발표한 ‘제15차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보험 계약을 해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35.6%)’, ‘납입 기간이 너무 길어서(32.6%)’ 등을 꼽았다.
최근 장기보험 계약을 해약한 김씨는 “손해를 감수하고 보험을 깨는 사람이 늘었다는 건 그만큼 먹고살기 어려워졌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장 한 푼이 아쉬운 데 장기적인 위험을 대비할 여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