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 이혜영 "늦게 도착해 맘대로 연기한 나…민규동 감독이 고쳐"[인터뷰]①

"내 컨디션대로 연기해왔는데…감독들이 봐준거더라"
"민규동 감독 콘티 철저…'파과' 하며 많이 배웠다"
  • 등록 2025-04-28 오후 3:45:00

    수정 2025-04-28 오후 3:45:32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이혜영이 영화 ‘파과’로 생애 첫 강렬한 킬러 액션 연기를 소화한 과정과 민규동 감독과의 작업을 통해 깨닫게 된 점을 털어놨다.

이혜영은 영화 ‘파과’(감독 민규동)의 개봉을 앞두고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파과’는 바퀴벌레 같은 인간들을 처리하는 조직에서 40여 년간 활동한 레전드 킬러 ‘조각’(이혜영 분)과 평생 그를 쫓은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김성철 분)의 강렬한 대결을 그린 액션 드라마다. 구병모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영화로 각색했다. ‘허스토리 ’, ‘내 아내의 모든 것’,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장르의 연금술사 민규동 감독이 연출한 신작이다. 특히 레전드 킬러 ‘조각’으로 분한 이혜영과 미스터리한 킬러 ‘투우’로 변신한 김성철이 섬세한 감정과 강렬한 액션을 완벽하게 표현해냈다.

데뷔 44년차인 이혜영은 ‘파과’에서 전설로 불려온 65세의 늙은 킬러 ‘조각’ 역을 맡아 강도 넘치는 액션신에 처음으로 도전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쫓는 투우와의 강렬하면서도 복잡한 감정선, 늙은 자신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 노화의 흔적을 실감하는 조각의 섬세한 내면과 고뇌, 고독 등 입체적 감정 연기까지 소화해 극찬을 받고 있다.

이혜영은 액션과 연이 깊지 않은데다 자신의 연차에 선뜻 출연을 수락하기에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텐데 작품에 임한 이유를 묻자 “대본을 받기 전 소설을 먼저 봤고 소설을 읽었을 때 든 생각이 ‘남들에게 전설로 불리게 된, 남들이 그렇게 믿게 된, 주인공 그녀의 그 수수께끼같은 힘의 원천은 어디에 있을까’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 힘의 원천이 궁금하면서도 매력적이더라”며 “그 후 이 작품 제안 받았을 땐 이 소설을 영화로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늙은 킬러의 이야기가 비현실적으로 다가와서 그림이 그려지지 않더라. 그럼에도 이 영화를 민규동 감독이 맡게 됐다고 해 출연을 결심했다. 민 감독의 영화 중 ‘서양골 동양과자점 앤티크’란 작품을 좋아했는데 이 영화에도 그런 특유의 판타지가 있을까 기대가 됐다. 솔직히 처음엔 흔히 우리가 아는 액션 영화가 보여주는 무드가 떠오르진 않던 작품”이라고 고백했다.

액션 소화도 낯설었지만, 민규동 감독과의 작업 프로세스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혜영은 “주인공 캐릭터에 대해 스스로 따로 그려둔 이미지도 없었기에 너무 두려웠고 촬영 내내 불안했다”며 “스스로는 도전해보겠단 생각으로 한 건데 민규동 감독과의 작업은 홍상수 감독 등 그간 내가 만나왔던 감독들과의 작업과는 프로세스가 달라 낯설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민 감독과의 작업 과정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느껴졌다. 민규동 감독은 모든 장면의 콘티가 강철처럼 완벽히 짜여져 있더라”며 “콘티로 정해진 프레임 안에서 기술적으로 연기하면서도 감정 표현은 절제해야 하는 여러 주문들이 내겐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매번 불안했는데 완성된 영화를 본 후 ‘아 감독님은 다 생각이 있으셨구나’ 깨달았다. 매번 불평불만만 늘어놨떤 내 자신이 민망하고 미안해졌다”고 털어놨다.

액션신을 촬영하는 과정은 아찔한 부상의 연속이었다고도 토로했다. 이혜영은 “이태원에서 촬영한 첫 액션 촬영신부터 다쳤다. 당시 상대 배우와 액션을 하던 중 싱크에 부딪히는 장면을 찍다 갈비뼈가 나갔다”며 “넘어지는 순간 숨을 못 쉬겠더라. 그 촬영이 2박 3일간 찍는 장면이었는데 그 기간 안에 무조건 촬영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부상을 입은 상태로 끝까지 촬영을 끝냈다. 그 순간 ‘이거 몸도 마치고 영화마저 제대로 못 나오면 어쩌지’ 불안과 고독이 밀려왔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 이후로도 부상은 계속 있었다. 조깅 장면만 찍어도 정형외과를 가야 했다. 평소에도 다리 관절이 좋지 않았고, 영화 찍을 때가 여름이었다. 맨살에 보호대를 찰 수 없어서 온갖 보호장치를 다 착용한 상태로 그 위에 내복까지 입어야 했다. 연기 몰입에 방해되는 요소들이 많았기에 육체적으로도 힘들었던 과정이다. 감정과 기술의 경계에서 표현해내는 게 쉽지 않더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민규동 감독과의 작업에서 배운 점이 많았다고도 강조했다. 이혜영은 “지금까지 내가 해온 연기는 어떻게 보면 그 형식이 올드했던 것 같다. 예컨대 내 감정이 올라올 때까지 상대 배우가 기다려줬다거나, TV 드라마를 했을 때도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연출들이 나를 맞춰주고 봐준 거더라”며 “그 전 작품들을 할 땐 현장에 가면 미리 모든 장비, 상황이 세팅돼있는 상태였고, 난 현장에 가장 늦게 나타나 내가 원하는 대로 연기할 때 동선을 마음대로 바꿔도 감독들이 그걸 다 들어준 거였다”고 되돌아봤다.

민 감독은 그렇지 않았다고. 이혜영은 “민 감독은 전혀 아니더라. 내게 ‘선생님 콘티 안 읽어보고 오신 건가요?’ 묻더라. ‘우리 100명은 지금 이 콘티를 다 읽었고 이렇게 촬영하는 거라고 약속돼있는 상태인데 선배님 혼자 그걸 안 읽으시면 어쩌시나요’ 이야기하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동안 내 컨디션, 원하는 바대로만 연기하다가 민 감독님을 만나니 완전히 다른 세계를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파과’는 오는 30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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