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암호화폐를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은 국내 시세 기준으로 한 달만에 6000만원 고지 재탈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지난달 24일까지 미신고한 가상자산 사업자는 영업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내년부터 암호화폐에 양도소득세(양도세) 20%를 부과하는 등 악재도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 비트코인 가격이 2일 오전 5800만원을 넘어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자료=업비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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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5839만원으로 지난달 20일 이후 12일만에 5800만원 선을 회복했다. 또 전일 대비 10% 이상 상승하며 9월 7일 이후 처음으로 6000만원선 돌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이더리움 가격도 400만원 선을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세는 파월 연준 의장이 1일(현지시간) 미 의회 증언에서 출석해 암호화폐 금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암호화폐를 금지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에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지난달 24일까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접수한 결과, 33곳(거래업자 24개사, 기타 9개사)만 신고를 마쳤고 신고 수리가 결정된 곳은 업비트 1곳에 그쳤다. 특금법 상 미(未)신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영업행위는 형사처벌 대상(5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75년 이하 징역)으로 불법이며, 영업을 종료해야한다고 설명한다. 이로인해 암호화폐 거래소의 줄폐업에 따른 시장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내년부터 암호화폐에 부과되는 양도세 20%도 불안 요소로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특금법 시행과 함께 암호화폐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22년부터 연간 25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 20% 양도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주식도 2023년부터 양도세를 내야하지만 연간 5000만원 이하 소득에 대해선 비과세다. 반면 암호화폐에 투자해 한해 5000만원을 벌었다면 950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암호화폐는 가치가 없는 사기라고 하더니 세금을 내라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