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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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에서 벌어진 이른바 ‘6일 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 주권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사진 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왼쪽) 유엔(UN) 사무총장이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방미(訪美)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예상대로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일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수십 년 전에 이뤄졌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며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겠다는 당신의 결정은 매우 역사적인 것”이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1967년 6월 이스라엘은 아랍 연합군과의 6일 전쟁에서 승리한 후 골란고원을 점령한 후, 1981년 이른바 ‘골란고원법’을 제정, 이스라엘의 영토로 공식 병합했다. 그러나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불법 점령지’를 분류한 것이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총장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문 발표 직후 성명을 내어 “골란고원의 지위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는다”며 ‘시리아 영토’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배경이다. 구테흐스 총장은 “골란고원에 대한 유엔의 정책은 안보리 결의에 따르고 있다”며 “골란고원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골란고원을 불법 점령한 이스라엘의 철수를 촉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아랍권에서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이란과 시리아, 터키 등 주요 아랍권 국가들은 지난주 ‘골란주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골자의 트럼프 대통령 트윗에 대해 즉각 비난성명을 내놓은 바 있다. 미국과 대척점에 선 러시아와 중국도 이번 미국의 결정이 아랍권 내 지정학적 위험을 배가시킬 것이라고 우려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