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주주들에 앞서 10월 4일 우리사주조합 그러니까 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로부터 우선청약을 받았는데 임직원들이 단 한주도 청약하지 않았고, 그래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됐던 665만주를 합쳐 기존주주들로부터 지난 2일과 3일 청약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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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진한 청약률은 예견된 결과
기존주주들의 청약결과 청약률이 30%로 나왔습니다. 원래 발행라려고 했던 신주가 3324만인데 청약신청은 1013만주가 들어온 것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 청약률 부진은 예견된 결과입니다. 이번 유상증자 신주발행가격이 주당 5000원(액면가)인데 시장에서 형성되는 주가는 4000원대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굳이 더 싼 물건을 시장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데 수고스럽게 웃돈을 주고 증자에 참여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 누가 청약을 했느냐.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가 금호산업인데요 지분율이 30.1% 입니다. 청약률이 30%이니까 금호산업만 청약에 응했고 나머지 주주들은 거의 대부분 청약하지 않은 것입니다.
청약률이 저조했다는 건 기대했던 자금조달을 못한다는 의미입니다. 애초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1662억원을 조달해 항공기임차료(리스료)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청약률이 30%이니까 딱 목표금액의 3분의 1수준인 500억원의 자금만 조달하게 되는 셈입니다. 그것도 전부 금호산업의 자금입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도 이러한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기에 재무적 융통성을 높일 수 있는 다른 방안을 강구할 것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 금호산업은 이번 유상증자에서 다른주주들이 실권하고 자신들만 참여하면서 지분율이 소폭 높아집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지분율은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30.08%,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 12.6% 입니다. 오랜 ‘형제의 난’ 갈등에 종지부를 찍고 소송을 취하하며 화해했다고는 하나 여전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기업 아시아나항공 1·2대 주주로 나란히 있는 것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2대주주 금호석유화학은 이번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1대주주 금호산업만 참여하면서 두 곳간 지분율 차이가 좀 벌어졌습니다. 증자 후에 금호산업은 약 33.5% 수준으로 기존대비 3.4%포인트 정도 지분율이 오르고 금호석유화학은 반대로 11.9% 정도로 다소 하락합니다. 계획한 자금조달을 이루진 못했지만 2대주주가 실권하면서 금호산업 입장에선 조금이나마 경영권 강화 효과를 얻는 셈입니다.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는 자금조달 측면에선 `예견된 실패`인 반면 경영권 측면에서는 `계산된 성공`일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성수기 3분기 실적 기대감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중순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는데 3분기 영업이익이 1400억에서 1500억원 수준으로 증권가는 예상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313억원, 2분기 175억원. 상반기 합계 500억원이 안됐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수치입니다. 연간으로는 2000억원대 초반의 영업이익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별도 기준 즉 자회사 빼고 아시아나항공 본체만 본 이익입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실적은 좋게 나오지만 전성기 시절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주력인 중단거리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들의 진입으로 경쟁 강도가 쎄지고 있는 것이 주된 배경입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이슈 중 하나는 금호타이어 인수전입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가운데 인수부담이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입니다. 만약 박삼구 회장이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면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되고 가장 덩치 큰 아시아나항공이 짊어져야할 짐이 더 무겁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금호타이어 인수전은 9일 예비입찰을 거쳐 내년 초 본입찰이 예정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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