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가 지난해 16조 420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0.3% 성장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됐지만 대출 증가로 이자이익이 42조에 달했다.
 |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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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5조 782억원의 순익을 내며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5조 클럽’에 진입했다. 신한금융도 4조 5175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신한은행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 6954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며 ‘리딩뱅크’의 자리를 되찾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3조 7388억원의 순익을 내며 ‘4조 클럽’ 달성을 목전에 뒀다. 우리금융 역시 3조 860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23.1% 성장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첫 연간 순익 3조원 시대를 열었다. 4대 금융지주는 NIM 축소에도 대출자산 확대를 통해 성장했다. 지난해 우리금융의 NIM은 1.7%로 전년 대비 0.08%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69%로 0.07%포인트, KB금융은 2.03%로 0.05%포인트, 신한금융은 1.93%로 0.04%포인트 하락했다. NIM은 이자수익에서 조달 비용을 뺀 나머지를 운용자산으로 나눈 수치다.
반면 작년 말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대출자산은 1284조 4130억원으로 전년 대비 80조 9534억원 늘어났다. 수도권 부동산매매 거래량이 확대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증가하고 경기 위축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이 늘었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은 41조 8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2548억원 늘면서 42조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 이익은 10조 9390억원으로 4443억원 늘어났다.
4대 금융지주는 실적 고공행진에 따라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확대했다. 지난해 주주환원율을 살펴보면 KB금융 39.8%, 신한금융 39.6%, 하나금융 38%, 우리금융 34.7%(명예퇴직 포함)로 전년 대비 0.9~5%포인트 확대했다.
여기에 4대 금융지주는 추가 주주환원 계획도 밝혔다. 먼저 KB금융은 지난해 말 보통주자본비율(CET1) 13.51% 중 13%를 초과하는 자본 약 1조 7600억원(자사주 매입·소각 5200억원)을 올해 주주환원에 활용하기로 했다. 나상록 KB금융 최고재무담당자(CFO)는 “예상하는 이익 규모와 보통주자본비율을 고려해 주주환원금액을 추정해보면 (금액이) 작년보다 후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1월 중 취득 완료한 1500억원의 자사주를 포함해 총 6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고 1조 1000억원 가량을 현금배당에 활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4000억원,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