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수택생산) TSMC가 3일(현지시간) 미국 내 반도체 제조공장에 향후 4년간 1000억달러(약 145조9000억원)를 투자하고 향후 몇년간 반도체 공장 5곳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반도체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가운데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이저자 TSMC의 회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칩 제조업체 중 최대 규모인 TSMC가 미국 내 신규 제조 시설에 100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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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의 웨이저자 회장은 이날 오후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 발표 행사에서 이 같은 계획을 공개했다. TSMC는 성명을 통해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성장에 대한 우리의 공동 비전을 논의하고 고객과 함께 기술 분야를 강화할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가 필요하는 반도체 칩을 바로 여기에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는 우리에게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TSMC는 주요 미국 반도체기업들의 칩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의 파운드리다. TSMC는 2020년 애리조나에 120억달러를 투자해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지난해 4월 투자 규모를 650억달러로 확대하면서 2030년까지 애리조나에 세번째 공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1000억달러를 더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내 산업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 창출을 강화하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애플은 향후 4년간 5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아랍에미리트(UAE) 억만장자인 후세인 사즈와니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수십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TSMC는 바이든 정부 때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반도체 및 과학법)에 따라 대미 투자와 관련해 66억달러(약 9조2000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미국 정부로부터 확정을 받았다. 하지만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의회 청문회에서 “칩스법 보조금은 반도체 산업을 재건하기 위한 훌륭한 선금”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이에 대해 분석하고 이해하고 싶다”며 보조금 지급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반도체에도 관세율을 부과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TSMC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응해 선제적으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