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가계부채 `고위험군`..절반 이상 "기한 내 못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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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소득계층 별로 가계부채 사정 달라
중·고소득층은 원금 상환 늘려..디레버리징 단계
  • 등록 2014-02-16 오전 11:00:00

    수정 2014-02-16 오전 11:00:0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저소득층의 가계부채가 임계점을 넘어섰다.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빚을 갚는 데 쓰는 처지다. 그런데도 저소득층 절반 이상은 대출 기한내에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다.

<자료: 현대경제연구원>
16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가계부채의 특징과 시사점’에 따르면 지난해 저소득층(균등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미만) 채무상환비율(원리금상환액/가처분소득)이 56.6%에 달했다. 국제 금융기관들은 통상 채무상환비율이 40%를 넘는 채무자를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은행도 이 기준을 넘으면 ‘과다채무가구’로 부른다.

더구나 저소득층은 지난해 가처분소득이 감소한 반면, 금융대출잔액은 급증했다. 이들의 가처분소득은 884만원으로 2012년(934만원)보다 5.4%가 줄었으나 금융대출잔액은 같은 기간 2578만원에서 3667만원으로 42.2% 증가했다. 연간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대출잔액이 276.0%에서 414.8%로 급증해 가처분소득을 모두 원금상환에 사용해도 4년 이상 걸린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원금은 커녕 이자 갚는 데도 허덕인다. 연간 이자지급액이 44.2%나 급증할 때 원금상환액은 17.2%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저소득층 절반 이상이 대출 기한내에 부채 상환이 불가능했다. 부채상환이 불가능한 가구가 20.0%, 대출 기한이 지나서야 상환이 가능하다는 가구가 32.4%에 달했다. 원금 연체경험이 있는 저소득층도 48만 가구에서 56만 가구로 증가했다.

김광석 현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소득이 감소해 저소득층의 절반 이상(52.1%)이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하는 상황이다. 이런 대출이 원리금 부담을 증가시켜 다시 가처분소득을 줄이는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중소득층이나 고소득층은 원금 상환이 증가하면서 자체적으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소득층은 이자지급액이 2.5% 증가한 반면, 원금상환액은 21.2%나 늘었다. 고소득층은 이자지급액이 3.8% 줄어든 반면, 원금상환액은 25.4%로 증가했다. 이들의 채무상환비율도 각각 28.1%, 26.2% 수준으로 양호했다. 중소득층 절반 이상은 생활비(37.3%), 교육비(21.3%)를 위해 대출을 받지만, 고소득층은 부동산 구입(35.2%) 등을 위해 대출을 받아 대출 목적도 확연히 달랐다.

김 선임 연구위원은 “저소득층과 중소득층은 생계형 대출이 확대되고 고소득층은 부동산 구입,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투자형 대출이 늘고 있다”며 “저소득층을 위해선 소득향상, 서민금융, 채무조정 및 신용회복 등 다각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고, 고소득층에 대해선 투기적 대출을 억제하는 등 소득계층별로 대책을 달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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