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F2018]김상헌 고문 "美·中 IT 영향력 대비해야…스타트업 새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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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기술개발·인재..악순환 구조 우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 있지만 과감하게 도전"
'혁신 기업의 디지털 리더십' 사회자 및 패널로 나서
  • 등록 2018-06-11 오전 6:08:00

    수정 2018-06-11 오전 6:12:19

김상헌 네이버 경영고문
[이데일리 박미애 기자]“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은 한국 사회의 미래를 바꿔나갈 새 동력이다.”

김상헌 네이버 경영고문이 스타트업 지원에 힘쏟는 이유다. 대기업, 중견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업력도 자본력도 달리지만, 디지털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김 고문은 “중후장대형 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해 갈 것이다”고 우려하며 “몸집이 가벼운 스타트업이 새로운 것들을 빠르게 시도함으로써 기존의 산업에 디지털 융합적 가치를 주거나 그 자체로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스타트업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기대했다. 이는 전통기업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살아남아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처럼 디지털 기술을 잘 활용해 기존산업의 틀을 바꿀 수 있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의 대표 직함을 내려놓은지 1여년. 김 고문은 네이버 등의 고문 역할을 비롯해 스타트업 지원과 커뮤니티 활동으로 인생 제2막을 써가고 있다. 김 고문은 오는 19일 열리는 제9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디지털 신세계,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의 첫 번째 세션 ‘혁신 기업의 디지털 리더십’의 모더레이터 겸 패널로 나선다.

김 고문은 “수 년 안에 미국뿐 아니라 중국 IT 대기업의 국내 시장 내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확대될 것은 불문가지이다”며 “이것이 우리 경제나 기업의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검토하고 대비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고문은 “우리는 규제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 내 축적된 기술 수준도 낮은데 충분한 R&D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좋은 인재를 데려오거나, 데려오더라도 지켜낼 수 없는 구조다”고 진단했다. 국내 기업은 하루 빨리 핵심 기술 및 인재를 확보해 디지털 역량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규제 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주도로 관련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김 고문이 기대하는 스타트업에는 디지털 역량을 위한 혁신성이 있다.

어찌 보면 김 고문의 삶이 혁신 그 자체다. 판사 출신으로 대기업 임원을 거쳐 네이버의 대표로 인생이 변화와 도전의 연속이다. 네이버 대표로 8년간 회사를 이끌며 성장 신화를 일궜고, 박수칠 때 미련없이 떠났다. 기회는 과감한 결단력으로 붙잡고, 위기는 탁월한 관리 능력으로 극복해왔다.

김 고문은 “그때그때 마음이 하고 싶은 대로 선택을 했기에 가능했다”며 “너무 당연한 말이라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안정된 길을 마다하고 거듭 도전의 길을 선택한 남다른 계기가 있다. 1995년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모친을 여읜 아픔이 있었다. 그는 “그 일을 겪은 후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절대 뒤로 미루지 말자고 결심했다”면서 “여전히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있지만 과감하게 마음이 원하는 변화를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얘기했다. 그는 또 “네이버 대표 시절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만큼 힘든 상황도 있었는데 힘들다고 그만두면 무책임한 것 같았다”며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최선을 다한 뒤에 그만두자고 마음을 먹으니 오히려 편해지고 일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만 둘 이유가 사라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다양한 문제로 고민 중인 청년들에게 “자신이든 회사든 어려울 때 떠나거나 회피하지 말라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 고문은 현재 회사경영과는 또 다른 인생경영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10년은 자신과 주변을 돌보면서 진정성 있게 인생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목표다. 스타트업 지원이나 북클럽에 참여하고 카페를 운영하는 등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것은 그러한 삶의 맥락과 닿아있다. 김 고문이 인터뷰 중 속이야기를 꺼내놓은 것도 청춘이나 인생 후배들에게 조금 더 진실되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법조인으로 기업인으로 또 공동체의 삶에 관심 두고 있는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한 가지가 궁금했다. 김 고문은 “언론사 인터뷰를 해서가 아니라 아직도 종이신문을 읽는다”고 변하지 않은 것을 말했다. 이어 “(변한 것은) 임원 자리에 있을 때에는 주변에서 일처리를 도와주다 보니 깨닫지 못했는데 스스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더라”며 “요즘 자생력이 꽤 늘었다. 또 구글독스도 쓸 수 있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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