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산문집…다시, 한강의 시간

신간 '빛과 실' 24일 출간
노벨상 강연문, 미발표 글 등 10여편
한강 작가의 내면 엿볼 수 있는 기회
얼어붙은 출판 시장 훈풍 기대감
  • 등록 2025-04-18 오전 5:30:00

    수정 2025-04-18 오전 5:30:00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3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한강 작가 신간 ‘빛과 실’에 수록되는 산문 ‘북향 정원’ 중)

한강 작가. (사진=전명은, 문학과지성사)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첫 책을 발표한다.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소설은 아니다. 그동안 썼던 글을 엮은 산문집이지만, 그의 내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침체된 출판 시장이 한강 작가의 신간으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는 한강 작가의 신간 ‘빛과 실’을 오는 24일 출간한다고 17일 밝혔다.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서점들도 이날 한강 작가의 신간 출간 알림 소식을 전했다.

‘빛과 실’은 문학과지성사 산문집 시리즈 ‘문지 에크리’ 9번째 책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부터 준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 작가는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작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1993년 문학과지성사 계간지 ‘문학과 사회’에 시 ‘얼음꽃’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번 신간은 172쪽 분량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과 미발표 시와 산문, 정원 일기 등 10여 편을 수록한다. 한강 작가가 지난해 ‘문학과사회’ 가을호를 통해 발표한 2편의 시 ‘고통에 대한 명상’과 ‘북향 방’도 실려 있다. 문학과지성사는 “마침내 우리 곁에 당도한 봄, 깨어나는 연둣빛 생명의 경이. 살아 있는 한 희망을 상상하는 일, 그 오래고 깊은 사랑에 대한 한강의 기록들”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신간 제목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 제목에서 따왔다. 강연 전문을 수록한 첫 책이기도 하다. 한강 작가는 지난해 12월 스웨덴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에서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을 세상에 던졌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출판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강 작가는 △2007년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비채) △2009년 ‘사랑과, 사랑을 둘러싼 것들’(열림원) 등 2권의 산문집을 출간한 바 있으나 두 책 현재 모두 절판 상태다. ‘빛과 실’은 앞으로 구매 가능한 한강 작가의 유일한 산문집이 될 가능성도 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한강 작가의 소설을 어려워 하고, 한강 작가의 속내를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다”며 “이번 산문집은 그에게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한강 작가의 신간 출간을 두고 “얼어붙었던 서점가를 다시 녹일 수 있는 최고의 이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한강 작가는 작가적 권위를 드러내지 않는, 독자에게 친절한 작가”라며 “노벨상 수상 이후의 첫 책을 자신의 문학을 이해하도록 돕는 산문집으로 펴낸 것은 지극히 한강답다”고 부연했다.

한강 작가는 지난해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작별하지 않는다’ 영문판 출간에 따른 외신 인터뷰를 소화한 뒤 국내외에서 대외 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현재 단편소설 ‘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2015년), ‘작별’(2018년)을 잇는 ‘겨울 3부작’의 마지막 편을 집필 중이다. 신간 출간과 관련한 별도의 홍보 활동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MICE 최신정보를 한눈에 TheBeLT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아이들 파격 변신
  • 시원한 스윙
  • 노출금지했는데
  • '엿 드이소~'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