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한국 온다"..토종 유통업체 '좌불안석'

아마존 거래량 한국보다 3배 많아..세계최대 유통 공룡
마트처럼 대량 구매로 가격인하..오프라인도 사정권
롯데·신세계 온라인 개편 착수..전자책 타격 심각할듯
"한국은 포탈 영향력 강해..생각보다 미미할 것" 의견도
  • 등록 2013-12-26 오전 8:33:52

    수정 2013-12-26 오전 8:36:09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아마존을 ‘제법 큰 미국의 온라인 서점’쯤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아마존은 전세계 온라인 쇼핑의 최강자다. 아마존은 ‘온라인 쇼핑의 구글’로 불린다. 정보를 검색할 때 전세계에서 무심코 구글을 쓰듯, 물선을 살 때 우선 아마존부터 검색한다는 뜻이다.

아마존의 지난해 매출액은 611억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유통업체다. 책을 포함한 미디어 사업의 매출 비중은 33% 뿐이고 상품 유통이 63%로 가장 많다.

아마존에서 거래되는 상품 규모는 한해 970억달러로 우리 돈으로 102조원이 넘는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온라인 거래 금액은 34조원 수준이다. 아마존의 거래 규모가 우리나라 전체 시장의 3배에 달한다.

아마존이 취급하는 상품 종류는 책만 300만개다. 상품까지 합하면 판매 상품의 종류가 1000만가지가 넘는다. 월마트가 공급하는 상품 종류가 10만가지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마존이 100배나 많은 상품을 취급한다.

아마존 진출 가능성에 국내 유통업체 ‘좌불안석

일각에서는 “이미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이 포화 상태인데 아마존이 굳이 한국에 들어올 이유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아마존의 한국 진출이 현실화될 경우 유통시장 전체에 미칠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아마존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상품 판매자를 중개해주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물건을 자체 구매해 창고에 보관하고 배송 등 물류까지 직접 담당하기도 한다. 대형마트처럼 대량 구매를 통해 제품의 가격 인하를 직접 주도한다. 옥션 전 회장이자 코글로닷컴의 이금룡 회장은 “구매에 관한 한 아마존이 온라인 최강자”라고 평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마존은 규모도 크지만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할 정도로 상품의 가격 인하에 가장 신경을 쓴다”면서 “심지어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월마트에 진열된 상품의 바코드를 아마존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인 ‘프라이스첵’으로 찍어보고는 곧바로 아마존에서 상품을 구매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진출할 경구 기존의 오픈마켓 시장 뿐 아니라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시장까지 아마존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간다는 뜻이다.

좌불안석인 국내 유통업체는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대비해 온라인 사이트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최대 유통업체인 롯데는 지난 7월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온라인 사업 전반에 걸쳐 재정비하고 있다. 롯데닷컴,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슈퍼, 롯데홈쇼핑 등 별도로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몰의 중복 부분을 통합하고 사이트별 차별화 작업을 동시에 진행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았지만, 아마존 사이트를 면밀히 분석해 벤치마킹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유통시장은 빠르게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신세계(004170) 역시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139480)가 각각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신세계는 내년 초 통합된 사이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자책 시장 아마존 ‘독식’ 우려..“한국선 영향 미미할 것” 의견도

아마존의 고객관리 노하우와 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아마존에 자신의 신용카드를 등록해 놓은 고객 수가 현재 1억5000만명이 넘는다.

아마존은 수많은 고객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에게 쇼핑을 돕는 마케팅에 활용하고, 고객은 아마존이 제시한 데이터를 보고 또다시 아마존에서 구매하는 자체적인 생태계를 구현했다. 이 때문에 아마존 매출의 44%가 기존 고객에서 나온다.

노상규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아마존의 전자책인 킨들에는 밑줄을 칠 수 있는 기능이 있는데, 여러 사람이 책을 보다가 같은 부분에 밑줄을 치면 그 부분이 그 책을 소개하는 페이지에 자동으로 소개가 되고 새로운 정보가 만들어진다”면서 “아마존이 쌓아온 네트워크를 (경쟁사들이) 단번에 만들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책 시장의 경우 아마존의 진출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국내 전자책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인 데다 시장의 주도권을 가진 사업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각 업체별로 전자책의 기술 표준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아마존은 일본에 진출한 지 1년만에 일본 전자책 단말기 시장의 38%을 장악하며 곧바로 일본 내 최대 사업자가 됐다. 아마존이 국내에서도 자체 태블릿PC인 킨들파이어를 저가로 유포하며 전자책 시장의 표준을 장악하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단숨에 아마존의 손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따른 영향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옥션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아마존의 당일 배송 서비스가 혁신적이지만, 한국의 온라인 쇼핑 시장은 이미 보편화된 서비스일 정도로 한국이 미국보다 3년 이상 앞선 시장”이라며 “아마존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는 포털의 가격 비교가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고 소비자들이 특정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충성도는 비교적 낮다”면서 “온라인 쇼핑 업체의 경우 아마존의 진출로 시장 잠식이 일부 우려되지만 아마존이 한국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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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 공룡' 아마존, 내년초 한국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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