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업인들 ‘의문의 죽음’…“석달동안 최소 5명 자살”

CNN “1월 말 이후 최소 5명의 러 유명 기업인 자살”
사망자 중 4명 국영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과 관련
“무언가 알고 있었을 것…자살 했을 리 없다”
  • 등록 2022-04-30 오전 11:14:22

    수정 2022-04-30 오전 11:14:22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최근 러시아 유명 기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생전에 이들을 알았던 사람들은 죽음에 대해 석연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미 CNN방송은 최근 석달 동안 러시아 기업인 5명이 연달아 사망한 사실을 보도하면서 그들의 죽음과 관련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CNN방송 캡쳐)
가즈프롬 고위 관계자·우크라 출신 억만장자도 의문의 죽음

미 CNN방송은 29일(현지시간) 지난 1월 이후 최소 5명의 러시아 유명 기업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이 중 3명은 사망 전 가족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중 4명은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즈프롬 또는 그 자회사와 관련이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가즈프롬측은 방송의 취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러시아 국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30일 가즈프롬 고위 관계자가 레닌그라드 인근 레닌스키의 자신 소유 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영 방송 렌TV는 사망한 사람이 가즈프롬 산하 가즈프롬인베스트의 운송부문 책임자인 레오니드 슐만이라고 전했다.

슐만의 사망 사건 이후 불과 한달만에 가즈프롬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가 같은 마을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러시아 독립신문인 노바야 가제타는 알렉산드르 티우라코브가 지난 2월 25일 자신의 차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며칠 뒤인 지난 2월 28일엔 우크라이나 태생의 러시아 억만장자 미하일 왓포드가 영국 서리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리 경찰은 검시관이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으며, 오는 7월 29일 심리가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신문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러시아 사업가 바실리 멜니코브도 지난 3월 말 러시아 내 노브고로드에서 가족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의료 용품 회사인 메드스톰의 소유주다. 러시아 수사당국에 따르면 그의 아내(41)와 10세, 4세 자녀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함께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사건 당시 “아파트에 무단 침입 흔적은 없었다”며 “흉기가 발견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관은) 가장이 자녀와 아내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포함해 여러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달에도 가즈프롬 관계사 전 임원 사망

이달 초에는 2명의 러시아 사업가가 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선 가즈프롬뱅크 부사장 출신인 블라디슬라브 아바예프와 그의 아내, 딸이 지난 18일 모스크바 아파트에서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아바예프가 가족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음날인 4월 19일에는 가즈프롬이 지분 일부를 갖고 있는 가스업체 노바텍 전 임원 세르게이 프로토세니야가 스페인 바르셀로나 북부 휴양지에 있는 그의 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근처에서 그의 아내와 딸의 시신도 발견됐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두 여성의 시신에 폭행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고 부연했다.

생전에 아바예프와 프로토세니야를 알았던 사람들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가즈프롬 부사장 출신으로 최근 러시아를 떠나 우크라이나아에 정착한 이고르 볼로부예프는 “아바예프는 VIP 고객들을 상대하는 프라이빗 뱅커였다”면서 “그는 막대한 돈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런 그가 자살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가 뭔가를 알았고 그 때문에 위험에 처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프랑스에 있었던 프로토세냐의 아들은 “아버지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무척 사랑했다”면서 “그는 결코 그들을 해치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그날 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아버지가 (가족을) 해치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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