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뛰어든 삼전에 '특별 리밸런싱'까지…밸류업 불씨 살릴까

거래소, 내달 10일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
편출없고 편입만…KB금융·LG전자 등 대상
밸류업 모멘텀 살아날까…"영향 제한적일 것"
  • 등록 2024-11-20 오전 5:20:00

    수정 2024-11-20 오전 5:20:00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지난 9월 첫 등장한 후 사그라진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불씨가 다시 타오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가 밸류업에 뛰어든 데다 거래소가 내달 ‘특별 편입’으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리밸런싱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거래소가 분위기를 다시 조성하면서 밸류업 모멘텀이 다시 기지개를 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지수 구성 종목이 변경되더라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데일리 김다은]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지난 9월 30일부터 이날까지 5.86% 하락했다. 반면 코스피는 6.71% 내렸고, 코스피200은 7.30%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선방한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삼성전자가 이끈 하락장 속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삼성전자 비중이 15%로 상대적으로 낮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코스피 등락률 보다 웃돌았음에도 관심은 빠르게 식고 있는 모습이다. 당국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내놓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까지 대거 시장에 나왔지만, 투자 유인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1일 상장한 12개의 밸류업 ETF 설정액은 4741억원에서 지난 18일 기준 6348억원으로 1607억원 늘었다. 그마저도 운용업계 1위, 2위가 성과를 이끌어낸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의 밸류업 ETF 설정액은 최초 설정액 대비 1056억원 늘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338억원 증가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다수 운용사의 ETF가 동시에 상장하고, 당국이 올 초부터 대대적으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드라이브를 건 것치고는 아쉬운 성과”이라며 “ETF 시장 특성상 상장 첫날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데, 상장 이후에는 주목도를 높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당국은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달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을 특별 변경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게다가 최근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으로 밸류업 정책에 참여하면서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거래소는 밸류업 공시를 잘 이행한 기업을 대상으로 편출 없이 특별 편입만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거래소는 지난 9월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모호한 선정 기준을 내세워 시장의 비판을 받으면서 이후 ‘구성 종목 100종목 제한’과 ‘연 1회 정기 변경’ 등 원칙을 깨고, 시장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태도로 바꿨다.

내달 특별 편입 대상은 밸류업 공시를 하고, 정책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기업들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32개사가 새롭게 밸류업 공시를 이행했다. 증권가에서는 시가총액과 수익성, 유동성 측면을 고려해 KB금융(105560), KT(030200), SK이노베이션(096770), BNK금융지주(138930), 하나금융지주(086790), SK텔레콤(017670), DGB금융지주(139130), LG전자(06657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이 새롭게 편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밸류업 모멘텀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분위기 반전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병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편출 없이 편입이 이루어지는 경우 지수 종목 수가 늘어나기 때문에 각 종목에 배정되는 비중은 전반적으로 줄어든다”며 “삼성전자 등 최근 반등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밸류업 지수 입장에서 투자 요인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 편입이 결정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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