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내년도 EU 예산안에 합의했다. 재정위기 확산 우려로 유럽 전역이 혼란스러운 점을 고려해 예상보다 빠른 합의가 이뤄졌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과 유럽의회는 밤을 꼬박 새운 논의 끝에 EU의 내년 예산 규모를 올해보다 2.02% 늘린 1290억유로로 결정했다. 이는 당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제안한 1327억유로보다 소폭 줄어든 것. 회원국들은 다만 EC의 요청에 따라 올해 예산안에 2억유로를 추가 배정키로 했다.
회원국들은 역내 재정위기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와 유로존 해체설 등이 난무하는 상황을 감안해 조속히 예산안을 결정키로 의견을 같이 했다. 교섭 마감시한인 21일을 이틀 앞두고 합의가 이뤄지면서 지난해 예산안 논의 때 겪었던 극심한 진통은 피하게 됐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EU 예산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핵심 회원국들은 EU가 회원국에 대해서는 재정 긴축을 강화하라면서 정작 자신들은 예산을 늘리고 있다며 EU의 예산 증가 계획에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이는 EU의 기능적 장애와 제도적 문제점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키웠었다.
FT는 이번 합의에 대해 `탁월한 거래`라고 표현한 마크 호번 영국 재무차관의 발언을 빌려 주요 회원국들이 대체로 예산안에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애초 계획보다 적은 예산을 배정받게 된 EU 측의 반응은 다소 떨떠름한 눈치다.
야누스 레반도프스키 EU 예산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는 심각한 재정위기의 중심에 선 다수 회원국에 의한 긴축 예산안"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