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는 해외발 한국닛산 철수 소식에 수입차 업계가 들썩였다. 결과는 오보(?)로 한국닛산이 철수가 아닌 구조조정을 하는 걸로 결론이 났다. 문제는 식을 줄 모르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로 넘치는 재고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닛산과 인피니티 뿐 아니라 혼다코리아도 자사 대표 모델에 대한 할인 폭을 키우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업체가 바로 한국닛산이다. 그동안 판매 부진을 탈출하기 위해 지난 7월 중형 세단 알티마를 출시했지만 한일 갈등 시기가 겹치면서 신차 효과는커녕 제대로 마케팅을 진행조차 못했다.
결국 넘치는 재고 속에 대거 할인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이미 닛산 중형 SUV 엑스트레일은 지난 8월부터 차량 가격의 15%가 넘는 600만원 이상 프로모션을 했다. 혼다 어코드 1.5 터보 모델은 기본 400만원 할인에 추가로 딜러마다 조금씩 프로모션을 더해주고 있다. 31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하다. 파일럿은 1000만원 이상 할인해 5490만원 모델이 449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지난 6월말 나온 HR-V는 3190만원에서 400만원 할인한 279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업계의 눈은 토요타와 렉서스로 향하고 있다. 일본 빅3 가운데 판매가 가장 많은 업체인지라 재고 물량 역시 넘친다.
업계 관계자는 “토요타(렉서스 포함) 딜러는 국내 대기업 계열사가 대부분이라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며 “일본 불매운동이 장기화하더라도 20%씩 할인하는 방식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딜러마다 10% 전후의 상식적인 할인 폭으로 재고를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서스의 경우 최종 2019년식 재고가 남을 경우 할인 판매 대신 일본으로 재고 차량을 돌려보내는 방법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8자리 일본차의 불법 운전 제보를 받는다'는 글도 올라온다. 이런 시선이 할인보다 더 무서운 일본차 구매를 저해하는 요소일 수 있다.
일본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차 업체들이 한국에서 철수할 경우 국내 자동차 시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였던 BMW와 벤츠가 수입차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현대차도 이에 자극을 받아 국산 유일한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2015년 런칭하는 등 상호 경쟁 속에 소비자의 선택권이 다양해졌다.
일본차 업체들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게 되면 현대기아차가 내수 독점이 더 강화돼 소비자이 선택권이 좁아진다. 결과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위해서라도 적당한 경쟁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