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 눈] 3표차로 낙선한 문학진과 1노3김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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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선거법 개정 막장 드라마…온갖 꼼수등장에 누더기
‘승자독식’ 소선구제 개선 공감에도 ‘연동형 비례제’ 지나치게 복잡
비겁한 여야, 부정적 여론에 ‘의원정수 300석 금기’ 도전 실패
  • 등록 2019-12-23 오전 6:10:00

    수정 2019-12-23 오전 6:10:00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선거법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22일 국회 정문 앞에 ‘선거제 개정’을 촉구하는 정치개혁공동행동(왼쪽부터)과 녹색당, ‘연동형 비례제’를 반대하는 우리공화당의 농성캠프가 차려져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선거법 개정 문제로 온나라가 시끄럽다. 내년 4월 총선 유불리를 놓고 여야가 격렬하게 대립하더니 이제는 막장 드라마 수순이다.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한 총선용 위성정당이라는 꼼수까지 등장했다. 해도 너무 한다. 선거법 개정은 누더기가 돼버렸다.

현행 선거법은 87년 체제 이후 노태우·김영삼·김대중·김종필 등 이른바 ‘1노3김’의 산물이다. 각각 대구경북·부산경남·호남·충청에서 정치적 맹주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다. 소선거구제는 단일 선거구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기록한 후보자 1명만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한다. 88년 13대 총선 이후 약 30년 동안 영호남에 기반을 둔 적대적 지역주의가 뿌리내린 원인었다.

치명적인 약점은 사표가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다. 극단적으로 서너표 차이로도 낙선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문학진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문 전 의원은 지난 2000년 16대 총선 경기 광주 지역구에서 3표 차이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문 전 의원의 별명은 ‘문세표’다. 당선자였던 박혁규 한나라당 후보는 1만6675표(34.15%)를, 낙선자인 문 전 의원은 1만6672표(34.14%)를 얻었다. 0.001%의 초박빙 승부였다.

만일 A정당이 전국 253개 지역구 선거에서 모두 3표 차이로 B정당을 이긴다고 가정해보자. A당과 B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는 사실상 똑같다. 결과는 정반대다. A당은 253석을 싹쓸이한다. B당은 단 한 석도 얻을 수 없다. 비례대표라는 보완장치가 있지만 조족지혈이다. 유권자 표심은 왜곡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역대 총선에서 진보정당이나 탈이념을 표방한 제3세력이 실패를 거듭한 것도 바로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 때문이다. 지역·계층·세대·성별 등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다양해지면서 선거법 개정은 늦출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최근에는 환경·노동·여성·소수자 이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복잡하지만 해법은 간단했다. 지역구 의석을 줄이고 비례대표를 늘리는 것이었다. 여야에서도 큰 틀의 공감대는 있었다. 다만 지역구 의석 축소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였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다. 지역구 축소의 최종 타깃이 지역의 농촌지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지역구 의석을 그대로 둘 경우 남는 건 비례대표 확대뿐이었다. 첫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갈등은 필요 이상으로 커졌다. 선거법은 ‘게임의 룰’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여야 합의가 최우선이다. 선거법 처리과정에서 배제된 쪽이 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게임의 룰’은 되도록 쉬워야 한다는 기본원칙도 사라졌다. 50% 연동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상한선, 석패율제 등은 현행 선거법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복잡하다.

무엇보다 여야 정치권은 비겁했다. ‘의원정수 300석’이라는 금기에 도전하지 못했다. “일하지 않고 싸움만 하면서 놀고먹는다”는 부정적 여론에 무너졌다. 헌법 제41조 2항에는 “국회의원의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한선이 200석으로 규정돼 있을 뿐 상한선은 없다. 다시 말해 300석 이상도 가능하다. 여야 모두 국민을 설득할 능력과 의지도 없었다.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하겠는가? 모든 건 자업자득이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국민적 심판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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