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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은 세계선수권대회 일정을 모두 마치고 21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우상혁의 목에는 은메달이 반짝이고 있었다.
우상혁은 지난 19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현역 최고 점퍼’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2m37)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의 은메달은 한국 선수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인 동시에 2011년 경보 20km 김현섭(동메달)에 이어 한국 육상 두 번째 메딜이었다.
귀국 인터뷰에서 우상혁은 “금메달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은메달도 한국 육상 최고의 기록이다”면서 “몸상태가 최상은 아니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상대 견제를 받으면서 2m35를 뛰어 만족하고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당시 경기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꺼냈다. 우상혁은 “2m30까지 모두 1차 시기에서 넘을때만 해도 ‘내 몸이 괜찮네’라고 생각했는데 2m33을 뛸 때 ‘아, 조금 무겁다’는 느낌이 왔다”며 “3차 시기에서 걸리더라도 내가 원하는 동작으로, 후회 없이 뛰자’라고 생각하자 다시 마음이 차분해졌고, 3차 시기에서 2m33을 넘었다”고 밝혔다.
우상혁은 “‘관중들이 날 밀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꼈고 ‘높이뛰기 선수로 뛰길 잘했다’는 생각도 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세계선수권에 출전한 자부심을 느꼈다”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됐고 주요 국제대회에서 ‘우’라는 내 성을 각인시켜 기분 좋다”고 말했다.
경쟁자인 바심에 대해선 실력을 인정하면서도 다음에는 그를 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우상혁은 “나도 이를 갈았지만 경험과 경력 면에서는 내가 부족했고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며 “경기가 끝나고 ‘나는 바심보다 부족한 선수’라는 걸 인정했다. 확실히 이번 대회에서 바심의 몸이 가벼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젠 바심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됐고 앞으로 자주 만날 것이다”며 “ 바심에게 ‘축하한다’고 인사하고 ‘다음에 다시 보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우상혁은 바심을 넘기 위해선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바심은 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등 메이저 대회를 많이 치렀고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는 50회도 넘게 경험했을 것이다”며 “나는 다이아몬드리그에 단 한 번만 출전했고, 메이저 대회 경험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 참가해 우승하고 싶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우상혁은 “올해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 대회 3개에 모두 출전할 계획이다”며 “큰 숙제를 끝냈기 때문에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다이아몬드리그 경기를 준비할 것이고 압박감도 벗어났다. 가볍게 뛰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3년에는 다시 한번 ‘같은 해 실내외 동시 석권’에 도전하겠다. 2024년 파리올림픽 목표도 금메달이다”며 “이번 대회에서 다른 선수들이 바심과 나를 견제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나 자신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 만큼 내 능력치를 더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응원해 준 팬들에게도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우상혁은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다.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도 팬들의 응원 덕에 좋은 결과를 냈다”며 “한국 육상, 높이뛰기, 우상혁에게 더 관심 보내주시면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 앞으로 금메달 많이 따는 우상혁이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