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정보분석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1229억원, 영업이익은 1728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 각각 19.4%, 49.3% 증가한 수치다. 코스맥스의 연 매출이 2조원을 넘기는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한국콜마의 지난해 매출액은 2조 4739억원, 영업이익은 2100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각각 14.7%, 54.2% 증가한 규모다. 한국콜마는 2023년 매출 2조 1556억원에 이어 2년 연속 2조 클럽의 자리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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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업계 선두를 둘러싼 신경전이 감지된다. 전체 매출은 한국콜마가 더 많지만 화장품 부문만 놓고 보면 코스맥스가 앞선다. 한국콜마의 화장품 부문 매출은 2023년 기준 1조 1371억원으로 전체 52.7%에 그쳤다. 패키징을 비롯해 △전문의약품 △HB&B(건강기능식품) 사업 부문을 제외한 수치로 올해도 화장품 부문 매출은 약 1조 3000억~1조 5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적으로 K뷰티 인기가 치솟으면서 양사의 선두 타이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02억달러(약 15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이중 중소기업 수출이 68억달러(약 10조원)을 차지했다. 자체 생산 여력이 부족한 중소 뷰티 브랜드의 물량을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도맡으면서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
“국내는 좁다…해외로 해외로”
코스맥스는 미국 뉴저지에 연간 2억 7000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3분기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부 사무소를 열어 신규 고객사 확보에 나섰다. 한국콜마는 올해 상반기 중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제2공장을 가동해 자외선차단제와 기초 화장품을 집중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북미법인 생산량을 기존 1억 8000개에서 3억개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ODM은 국내 법인 덕분에 대체로 성장을 보이겠지만 미국 자회사 실적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것”이라며 “올해도 미국 채널의 중요성은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한국콜마에 대해 “미국 법인은 신규 2공장 가동으로 고정비가 증가할 전망”이라며 “최근 현지 신규 고객사 유입이 활발해지며 고정비 부담이 상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맥스에 대해 “세계 1위 화장품 ODM 업체로서 K뷰티 글로벌 확대 수혜 폭이 가장 클 것”이라며 “한국을 중심으로 중국, 미국, 동남아 등 주요 지역 법인의 정상화 효과도 크겠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