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보 조작` 후폭풍..바클레이즈 회장 물러난다

아기우스 회장, 2일 사임..비난 여론 고려
英당국, 관련조사 강화..파장 쉽게 가라앉기 힘들듯
  • 등록 2012-07-02 오전 8:39:47

    수정 2012-07-02 오전 8:39:47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영국 런던 은행 간 금리(라이보) 조작 파문의 후폭풍이 영국 금융권을 강타하고 있다. 사건의 중심에 선 바클레이즈는 회장이 물러나는 등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마커스 아기우스 바클레이즈 회장은 라이보 조작 사건으로 인한 영국 정치권과 주주들의 비난 여론을 고려해 2일 사임한다.

2일 퇴진하는 마커스 아기우스 바클레이즈 회장
아기우스 회장은 사임 성명을 통해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6년의 회장 재임 기간 여러 차례 사퇴 압력에 시달렸다.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 당시 중동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수혈하면서 주주들의 우선권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밥 다이아몬드 최고경영자(CEO)에게 과도한 연봉을 지급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기우스의 퇴진설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달 미국과 영국 금융감독당국이 바클레이즈의 라이보 조작 혐의를 밝혀내면서부터다. 라이보는 런던은행 간 대출금리로, 전 세계에서 은행들이 다른 은행에 단기자금을 빌려줄 때 적용되며 그 밖에도 회사채와 개인 모기지대출, 자동차대출 등 모든 금리의 기준으로 이용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트레이더들과 라이보 담당자들 간 방화벽 설정 의무를 위반하도록 제안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이유로 담합 주도기관으로 감독 당국의 수사 선상에 올랐었다. 이에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바클레이즈에 약 2억9000만파운드(한화 5190억원)의 벌금을 매겼다.

바클레이즈는 자사 트레이더들이 라이보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시인하고, 금융위기 당시 차입비용도 의도적으로 축소해 발표했었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아기우스의 퇴진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영진 차원의 자체 문책성 결정이다.

그러나 그의 사임이 사건의 파장을 잠재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FT는 영국 정치권과 국민 여론이 워낙 좋지 않은 만큼 아기우스의 사임으로 이 사건이 진정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기우스와 달리 사퇴 불가 입장을 내비친 다이아몬드 CEO는 개인적으로 라이보 조작에 참여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는 상태다.

영국 당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바클레이즈 외에 다른 은행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강화할 방침이어서 영국 은행권은 당분간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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