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후반기 명운 걸린 尹 기자회견, 민심 달랠 진심 담아야

  • 등록 2024-11-06 오전 5:00:00

    수정 2024-11-06 오전 5:00:00

윤석열 대통령이 내일 대국민 담화 발표에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다고 한다. 대통령실 주변의 여러 의혹들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어느 수준까지 털어놓고 이해를 구할지 미리부터 관심이 쏠린다. 더욱이 국정 지지율이 10%대의 최저치로 떨어짐으로써 여권 내부에서조차 긴장감 속에 강도 높은 국정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의 국정 난맥상에 대해 윤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국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윤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논란을 어떤 식으로 매듭지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김 여사가 명품백 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으나 세간에서는 여전히 미심쩍은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김 여사가 대외활동을 자제하게 될 것인지도 주시의 대상이다.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고 있는 명태균 씨 관련 부분도 마찬가지다.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명쾌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면 오히려 냉소만 키울 뿐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10일로 다가온 임기 반환점을 사흘 앞두고 이뤄지기 때문에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윤 대통령은 연금·의료·교육·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을 거듭 강조해 왔으나 아직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게 현실이다. 야당의 비협조 등 여러 이유가 있었겠지만 “지난 2년반 하루도 마음 편한 날 없었다”는 소회가 이해되고도 남는다. 하지만 세계 정세는 눈코 뜰 새 없이 변하고 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미국 대선 등 외교·안보 여건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생존전략도 제시돼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자리가 행여 마지못해 마련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온갖 논란이 이어지는 데도 거의 침묵으로 일관해 왔으며, 그제 국회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에도 불참했다. 당초 외교 일정을 감안해 이달 말께나 대국민 소통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일단 기자회견을 예고한 만큼 치밀한 준비로 솔직 담백한 소통에 나서야 한다. 그 결과에 따라 윤 정부의 후반기 명운이 갈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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