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냉방 및 양압장치 등을 추가 탑재하는 K1 전차 성능개량 사업이 올해 기획재정부 예산 심사에서 ‘첨단전력 우선 확보 및 재래식 전력 투자 미반영’ 기조로 사업 예산이 전액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K1E1 전차 성능개량 사업(K1E2)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장병들의 생명과 전투태세 유지를 위해 전차 성능개량 사업이 진행됐지만, 기획재정부는 첨단 전력을 우선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성능개량 사업 예산 전액을 미반영했다.
K1 전차는 외부온도 35도에서 1시간을 운용하게 되면 내부 온도가 약 50도까지 급상승한다. 인간의 체온이 40도 이상이면 열사병, 42도 이상이면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차 부대들은 냉방장치가 없다 보니 여름철 훈련시 전차 해치를 열고 파라솔을 포탑 위에 올려놓은채 훈련하는 상황이다. 국군 전차 중 냉방장치를 장착한 것은 260여 대에 불과해 전체 2100여대의 12% 수준이다.
특히 전군 보유 전차의 58%(1000여 대)를 차지하는 K1 전차 포수 조준경은 30년간 운용 중인 해외 장비 노후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 저하로 K1 전차 44%가 2㎞ 이내 위치한 표적 조준이 제한되고, 현재 수리 부속은 단종돼 정비조차 어렵다고 유 의원은 지적했다.
유 의원은 “2018년 111년 만의 최악 폭염 사태에 기재부가 병영 생활관 전체에 에어컨 보급 사업을 추진하자 장병들의 건강 및 전투준비태세를 위해 적기에 예산을 집행한 좋은 사례로 평가받은바 있다”면서 “우리 장병들이 살인적인 전차 내부의 더위를 이길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전투효율을 높이는 최선의 방법이자 우리 장병들의 인권도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 K1A1 전차 (사진=육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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