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에 폰 데니켄 SC그룹 프라이빗뱅킹 글로벌 헤드] ‘라스트 마일까지 도달한다(Getting to the last mile)’는 표현은 지속가능 발전 투자를 이야기할 때 자주 사용되는 관용구다. 라스트 마일은 원래 사형수가 집행장까지 걸어가는 거리를 뜻한다. 라스트 마일은 소비자와의 마지막 접점이고, 가장 불만이 많이 발생하는 구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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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빗 뱅킹에서도 라스트 마일에 도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년 전 한 고객과 나눈 대화를 떠올린다. 당시 그 고객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환경과사회적 요소를 포함시키기를 원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여전히 전통적인 투자 제안서였다고 한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많은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할 일이 더 많이 남아 있는 상태이다. 투자자들이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바다를 순탄히 항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선 세 가지 장애물을 넘어서야 한다.
지식 부족 문제는 여전히 지속가능 투자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지속가능 투자 결정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 수준을 조사한 SC그룹의 ‘2020 지속가능 투자 리뷰’에서 93%의 응답자가 “우려”를 나타냈다. 지속가능 투자의 개념과 혜택을 아직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려운 전문 용어도 한몫 한다. 실제로 싱가포르와 홍콩 투자자들 중 지속가능 투자 관련 전문 용어를 전반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55%에 불과했다. 지나치게 전문적인 용어 사용을 자제하고 용어를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교육에 대한 노력도 필수적이다.
지식과 함께 투자자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소가 바로 투자자의 성격이다. 현재 대부분의 주류 투자자들은 신중한 투자자 유형에 속해 있다. 이들은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다만, 투자에 대한 우려 수준 역시 높다. 그래서 투자 결정을 주저한다. 관심이 실제 투자 행위로 이어지려면 투자에 따른 환경·사회적 결과와 수익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지속가능 투자에 대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투자자는 ‘영향력’에 대한 관심이 높은 투자자들이다. 투자를 통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다는 것이다. 지식 수준이 높은 투자자들이 주로 이 범주에 속한다. 이들은 투자를 통한 영향력이 더 큰 직접 투자 또는 사모펀드로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구성하려고 하고, 구체적 결과의 성취와 측정 가능 여부를 중시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인 불안정성이 심화됐고 경제 회복 탄력성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증대되었다. 영국, 아랍에미리트, 홍콩, 싱가포르 투자자의 42%가 향후 3년 간 본인의 자금 중 5~15%를 지속가능 투자에 분배할 계획이다. 모닝스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원칙에 기반한 투자에 711억달러가 유입돼 ESG펀드 운용자산 금액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ESG 투자자금 유입액 증가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투자자들이 다양한 지속가능 솔루션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자신이 어디에 투자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지속가능 투자 교육은 영향력 행사와 수익 간의 상충 관계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지속가능 투자와 그 성과를 이야기할 때 지나치게 논의를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ESG 투자가 주류 투자의 반열에 오르려면 철저하고 의미 있는 계량적 분석 및 데이터 활용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투자자는 투자 대상 회사가 차별화한 ESG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금융회사는 투자자의 수익 추구와 영향력 행사라는 수요를 동시에 만족 시킬 수 있는 맞춤 솔루션과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이 지속가능 투자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지속가능 투자의 ‘라스트 마일’ 작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려면 수요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충분한 정보, 또 적절한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