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복 이사장 "미래 10년은 지역 공익법률활동 확대 힘쓸 것"

■만났습니다-이인복 화우공익재단 이사장
재단 설립 10주년…"사회에 꽃비같은 단비를"
취약계층 공익법률지원 및 문화 체험활동도
향후 10년 비전 제시…"지역소멸 중요 이슈"
  • 등록 2024-11-19 오전 5:20:00

    수정 2024-11-19 오전 5:20:00

[이데일리 최오현 기자] “아주 적은 양의 비에도 땅이 젖고 그 속에 사는 많은 생명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사각지대에 있어 눈에 띄지 않는 사회 취약계층을 찾아 그들이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리고 삶을 더 잘 살아내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죠.”

이인복 화우공익재단 이사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이인복(사법연수원 11기·전 대법관) 화우공익재단 이사장은 재단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00일 이데일리와 가진 인터뷰에서 공익활동의 의미를 이같이 설명했다. 가랑비에도 땅이 젖고 생명을 틔우듯 아주 사소한 활동이라도 소외된 이들에게 꽃비(花雨)같은 단비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화우공익재단은 2014년 설립된 뒤 지난 10년간 ‘연대’의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취약계층을 위한 법률지원을 시작으로 문화예술 분야로도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2018년부터는 노숙인들로 구성된 사물놀이패, 오케스트라, 합창단이 무대를 준비해 선보이는 ‘달팽이 음악제’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노숙인들의 사진 작품을 전시하는 ‘달팽이 사진교실’과 이주민 아동을 위한 미술·제빵교실도 진행했다. 이 이사장은 “법률지원이 사후적 해결책이라면 문화예술 활동은 참여자들의 내면의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며 “배움과 성취의 경험이 법률지원보다 더 직접적이고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의 공익법률활동도 늘리고 있다. 수도권 중심으로 집중된 법률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재단은 각 지역에서 발생한 취약계층 법률지원 제공하는데 더해 홍성, 영월 등 지역의 청소년 법률·직업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사회적 이슈를 두고 시민단체 등 활동가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이 이사장은 “공익활동에서 ‘연대’는 마치 이웃 같다”고 말했다. 이웃집이 모여 주기적으로 반상회도 열고 수다도 떨고 이슈에 대해서는 빠르게 소통해서 움직이는 것처럼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향후 10년간 재단의 도전과제로 △분과의 경계를 넘어선 입법활동 △법무법인과 협력 강화 △시민사회, 정부, 기업 등과 연대를 통한 활동 다각화를 제시했다. 특히 ‘지역 소멸’ 문제는 공익 법률지원에서도 중요한 주제로 보고 있다. 그는 “지역소멸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는 가운데 공익법률활동 역시 서울에 편중돼 있다”며 “앞으로 10년은 지역 활성화와 지역 공익법률활동 확대 방안을 모색해보려 한다”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공익 활동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작은 실천이 확산돼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과 주변의 일에 매몰돼 갈수록 타인의 처지를 생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며 “공익활동은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과 내가 사는 사회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타인을 위한 작은 활동은 무엇이든 공익활동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공익활동보고서를 통해 “꽃(花) 같은 단비(雨)”가 되겠다고 했다. 화우공익재단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가치는.


△화우를 음으로 하는 한자와 뜻이 여럿 있지만 그 중 꽃비라는 말이 화우공익재단과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화우의 역할은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만 사각지대에 있어 눈에 띄지 않는, 그래서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사회의 취약계층을 찾고 꽃 같은 단비가 되어 그들이 삶을 조금 더 잘 살아내도록 돕는 것이다. 누구 하나 소외되지 않고 사회에 단단히 뿌리내려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화우공익재단이 추구하는 가치다.

-공익활동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근본적인 변화는 무엇인가.

△공익활동은 자기중심성에서 벗어나 타인과 내가 사는 사회를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준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자신과 주변의 일에 매몰돼, 갈수록 타인의 처지를 생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공익활동을 하는 시간만이라도 타인과 공동체에 내가 기여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 보고 이런 문화가 활성화된다면 사회 분위기 전체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시민단체, 활동가들과 연대하고 있다. 공익활동에서 ‘연대’의 의미는.

△법과 관련한 일들은 특히 시간과 시기가 중요한 때가 많고 유기적인 소통이 필요조건으로 작용한다.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은 대체로 대상자에 대한 이해가 높고 이는 우리 같은 법률지원단체가 빠른 시간내에 적절한 지원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서로가 서로에게 꼭 필요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이인복 화우공익재단 이사장이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김태형 기자)
-공익에 관심 있는 예비 법조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예비법조인들이 오늘의 성취를 이룬 데에는 흙과 물, 햇빛의 역할을 해준 분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란다. 가정과 사회의 도움을 항상 기억하고 나아가 여러분이 가진 것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며 살기를 바란다.

-사회 구성원 각자 실천할 수 있는 공익활동은 무엇인가.

△거창하게 생각하면 실천하기가 더욱 어렵다. 관심있는 공익분야의 기사를 읽고, 공부하는 것도 시작이다. 그 관심을 기반으로 나 아닌 타인을 위한 작은 활동을 하는 것은 무엇이든 공익활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내 집 앞 눈을 치우는 것도 공익활동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앞으로 10년간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과제는.

△그동안의 활동과 경험을 바탕으로 분과의 경계를 넘어 도움이 필요한 곳에 적극 손을 내밀고 개별적 지원과 동시에 사회적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입법 활동을 이어가고자 한다. 나아가 법무법인 화우의 구성원들과 협력해 법률 공익 문화의 기틀을 다지고 시민사회, 정부부처, 지방자치단체, 기업 등 여러 단위의 단체들과 연대해 공익법률활동의 영역과 방식을 점차 다변화해나갈 계획이다.

■이인복 화우공익재단 이사장 △서울대 법학과 졸업 △제21회 사법시험 합격 △제11기 사법연수원 수료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춘천지방법원장 △대법원 대법관 △제18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사법연수원 석좌교수 △법무법인 화우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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