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강(强)과 강(强)이 처음 마주앉았다. 최근 여야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오전 얼굴을 맞대고 현안을 논의했다. 둘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만큼 미묘한 신경전도 이어졌다.
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국회 의원동산 사랑재에서 열린 첫 회동에서 “국회는 어려운 사람과 아파하는 국민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경제민주화 등 약자보호를 위해 약속한 것은 지킬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를 두고 언론에서) ‘강대강’으로 얘기하는데 저도 부드러운 남자”라면서 “강대강보다는 서로 타협하고 합리적으로 배려해 국민 여러분에게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표 역시 “국민이 고통받고 있고 막혀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속히 처리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고 몫”이라면서 “진단과 처방이 다 나와있고 정치적 합의까지 됐다면 자연스럽게 처리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 원내대표를 두고 “원칙과 소신이 강하지만 합리성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특히 여당의 실세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특별한 외부 가이드라인 없이 야당을 상대하고 국회를 운영한다면 특별히 문제될 일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동에서는 두 원내대표간 미묘한 신경전도 오갔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공개발언에서 최 원내대표를 향해 ‘실세’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콕 집어 강조했다. “강대강으로 너무 뜨거워질까봐 살짝 비를 뿌려 식혀준 것 같다”고도 했다.
최 원내대표 역시 전 원내대표가 첫 모두발언을 양보하자 “벌써 양보를…”이라면서 농을 건넸다.
두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양당 원내사령탑으로 나란히 선출됐으며, 지난 17일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나란히 참석하긴 했지만 공식적인 첫 회동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최 원내대표는 ‘강한 여당론’을, 전 원내대표는 ‘선명한 야당론’을 각각 강조하는 등 향후 원내협상에서 강대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 19일 오전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왼쪽)와 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첫 회동을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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