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의 서가]① 한무경 회장 "여성, 군주의 카리스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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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무경 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의 추천도서, '여자, 군주를 만나다'
"인구절벽 해결, 여성인력에 답 있어"
"여성, 장점 극대화·단점 보충할 때 사회 주도 가능"
"인적 네트워크 약한 여성경제인, 이를 보완하는 데 주력할 것"
  • 등록 2016-10-12 오전 7:00:00

    수정 2016-10-12 오전 7:00:00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남녀 임금 격차가 가장 심한 편”이라며 “이 차이를 줄이기 위해선 여성이 남성만큼, 아니 더 가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아야한다”고 말했다. (사진=박경훈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요즘도 일주일에 2~3권의 책을 읽습니다. 독서도 습관이지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읽다 보면 빨라집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도 독서가 취미라는 한무경(58) 한국여성경제인협회(여경협) 회장 겸 효림산업 대표의 이력은 독특하다. 학·석·박사 모두 문헌정보학을 수학한 그는 마흔까지 평범한 대학강사이자 ‘워킹맘’의 길을 걸었다.

그런 그를 ‘남자의 세계’라고 일컫는 자동차 산업으로 인도한 것은 은행원 출신의 아버지였다. IMF 외환위기로 온 나라가 어수선하던 시절 그의 아버지에게 한 지인이 당시 부도난 자동차 부품 사업부 인수를 제안했다.

그의 아버지는 9남매 중 막내인 한 회장에게 제안서를 검토해보게 했다. ‘지금은 당장은 힘들지만 자동차 산업은 분명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 그는 자본금 1억으로 경영난에 허덕이던 자동차 기계부품 회사를 인수해 17년만에 연매출 8000억원, 직원 1500여명의 중견기업으로 일궈냈다. 그는 올해 1월 대한민국 여성경제인을 대표하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의 8번째 수장으로 취임했다.

‘여자, 군주를 만나다’ 현대 여성을 위한 조언

한 회장은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키워드로 ‘여성’을 들었다. 그는 “당장 우리 앞에 놓여있는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인구절벽”이라며 “출산유도, 이민정책 등 다양한 해결책이 나오고 있지만 여성인력을 그 대안으로 찾는 움직임은 아직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렇지만 한 회장은 남성위주 사회에서 아무런 준비 없이 여성이 경쟁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여성이 지닌 장점은 극대화하고 부족한 단점은 보충할 때 남성과 경쟁 가능하고 세상을 주도하는 리더십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애독서로 첫손에 꼽은 ‘여자, 군주를 만나다 (부제 : 이기는 여자에겐 제왕의 습관이 있다)’는 동양의 제왕학 ‘한비자’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토대로 여성에게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되는 권력지향성과 노련함, 술수를 겸비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한 회장은 여자, 군주를 만나다를 추천하며 “최근들어 남성들이 과거 여성의 영역이라 생각되던 감성 리더십를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면 여성은 남성의 영역인 군주의 카리스마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 회장은 우선 ‘여우의 꾀와 사자의 힘을 함께 갖춰야한다’는 군주론의 문구를 언급했다. 그는 여성을 여우에 비유하며 “여우는 꾀가 많지만 문제를 돌파할 힘이 없다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며 “사자와 같은 추진력과 끈질김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회장은 ‘칭얼거리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주어라’는 문장에 주목했다. 그는 “여성들은 어려운 문제에 부닥치면 해결보다는 자기가 처한 현상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저도 한 때는 이랬지만 CEO(최고경영자)가 된 이상 매 순간 행동과 선택 지향적으로 바뀌었다”고 돌이켰다.

한 회장은 여성의 강점으로 ‘경청’을 들었다. 그는 “‘남자들은 길을 모를 때 묻지 않고 직접 찾아 헤매지만 여성들은 곧장 길을 묻는다’는 책 속 구절을 인용하며 묻는다는 것은 듣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21세기 리더십으로 경청을 주창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며 “여성은 본능적으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들음의 유전자가 내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여성경제인 인적 네트워크 향상에 힘쓸 것”

한 회장은 취임 후 여성경제인들이 목말라하는 부분을 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사회관계망을 들었다. 한 회장은 “여성들은 자기 주변과는 교류를 많이 한다”며 “하지만 세대 간, 타 분야간 교류가 적은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한 회장은 네트워크의 다양성 부족이 결국 마케팅 역량 저하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성 기업인이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낸다 해도 판로망 개척에 부딪힌다”며 “마케팅도 결국 관계망에서 형성된다”고 말했다.

여경협은 이를 포함한 여성경제인의 애로를 풀기 위해 우선적으로 ‘여성경제인 데스크(DESK)’를 운영 중이다. 이곳은 전문위원이 상주하며 수출·마케팅·정책건의 등 경영 전반을 상담하고 해결할 수 있다. 여경협이 보증하는 공동 브랜드도 곧 론칭할 예정이다.

한 회장은 창업이 청년실업의 타개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전국 16개센터 205개 보육실에 여성창업보육센터를 운영 중”이라며 “2400명 여경협 회원이 예비 여성창업가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한 회장은 졸업을 앞둔 여대생 등 젊은 여성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본인의 의지대로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면 목표를 빨리 세우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만 사회 구성원으로 남성과 동등하게 성과를 내고 함께 경쟁하며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무경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은

1958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북여고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도서관학과를 졸업했다. 이화여대에서 문헌정보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1998년까지 대학강사로 활동했다. 1998년 자동차 부품 가공업체인 효림산업을 창업한 뒤 2002년 자동차 모듈 사업, 2005년 자동차 전자부품 사업에 진출했다. 2015년 ‘3000만불 수출 탑’을 달성했다. 현재 효림정공, 효림에코플라즈마, 효림에이치에프, 디젠 등 5개 계열사를 경영하고 있다. 2016년 제8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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