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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뒤인 1986년 10월 20일 태안읍 진안리 농수에서 20대 여성이 나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그해 12월 12일 태안읍 안녕리 축대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권씨는 스타킹으로 양손이 결박당하고 머리에 팬티가 씌워져 있었다. 이틀 후 정남면 관항리 농수에서 2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1987년 1월 10일 태안읍 황계리 논바닥에서 10대 여성이 스타킹으로 결박돼 살해된 채 발견됐다. 그해 5월 2일 태안읍 진안리 야산에서 3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여성들은 모두 성폭행을 당했고, 시신 일부가 훼손당했다. 연인원 180만명의 경찰이 이 사건에 동원됐고, 3000여명이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거에 실패해 최악의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었다. 살해 수법은 스타킹, 양말 등 피해자들의 옷이 이용됐다. 흉기를 살해 도구로 쓰진 않았다.
범인이 자신의 물건을 범행에 이용하지 않고, 도로에 CCTV가 없던 시절이라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주민들 사이에서는 “빨간 옷을 입으면 표적이 될 수 있다”, “비오는 날 나가지 마”라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빨간 옷을 입고 피해를 당한 여성은 1명뿐이었다.
이 사건을 담은 영화도 개봉됐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2003년)이다. 영화는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개봉 당시 봉 감독은 “기억하는 것 자체가 범인에 대한 응징의 시작”이라며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서 범인을 꼭 만나고 싶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18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를 특정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강간과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현재 수감 중인 50대 이씨다. 경찰은 “그간 다양한 제보의 관련여부 확인 등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을 해오던 중 7월 중순경 화성사건 증거물 일부를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했다”면서 “그 결과 채취한 DNA와 일치한 대상자가 있다는 통보를 받아 관련여부를 수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19일 오전 용의자와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