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이 바그람 공군기지를 미국에 반환하지 않을 경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며 필요하다면 미군 파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마운트 버논 저택에서 열린 미국 코너스톤 연구소의 제4회 연례 창립자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아프가니스탄이 바그람 공국기지를 건설한 미국에 반환하지 않는다면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18일 2011년 9·11 테러 이후 미군이 사용했던 이 기지를 되찾으려 한다고 언급했으며, 다음 날에도 아프가니스탄 측과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기지들은 2021년 미군 철수로 탈레반의 수중에 들어갔고, 미국이 지원하던 카불 정부는 붕괴했다. 아프가니스탄 당국은 미군 재주둔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미국 내 전·현직 관리들은 바그람 재점령은 사실상 아프간 재침공으로 비칠 수 있으며, 최소 1만 명 이상의 병력과 첨단 방공 체계 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그람 기지에 오랜 관심을 보여왔으며, 파나마 운하나 그린란드 등 전략적 지역 확보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미군 재파병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우리는 아프가니스탄과 지금 대화 중이며 기지를 되찾아야 한다. 지금 당장 돌려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무엇을 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람 기지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20년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핵심 기지로 꼽혀왔다. 미군 전용 식당과 상점, 대규모 수용소까지 갖춘 거대한 군사시설이다.
전문가들은 기지 확보 초기 단계부터 상당한 병력 투입이 필요하며, 탈레반이 협상 끝에 주둔을 허용하더라도 이슬람국가(IS)나 알 카에다 등 무장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방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 가능성 역시 주요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