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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에서 박 씨는 왼쪽 다리에 의족을 착용한 채 민방위 교육장으로 향했다. 그는 “민방위가 그대로 나왔다”며 “심지어 주차 공간이 없으니 걸어오라고 안내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박 씨는 “장애인 등록을 할 때 정말 많은 서류에 서명하는데, 자동차세 할인은 구청 세무과로 가라고 하고 전기요금 할인은 한전에 하라고 하고 도시가스 할인은 도시가스에 하라고 한다. 통합 신청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 혜택은 전부 신청해야만 받을 수 있다”며 “국방의 의무도 마찬가지다. 출생신고만 하면 영장은 자동으로 나오지만 장애인 등록을 해도 민방위에 오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민방위 교육장에 도착한 박 씨는 지하로 이동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민방위 교육장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었으며 그는 계단을 통해 어렵게 안내 데스크로 향했다.
박 씨를 확인한 교육장 관계자는 “장애등급을 받았으면 주민센터에 가서 장애인 증명서를 내고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박 씨는 다시 주민센터로 가서 민방위 편성 제외 신청을 해야 했다.
그러면서 “젊은 남자가 장애인 등록을 하는 경우 예비군이나 민방위 편성 제외도 같이 신청해야 한다고 안내해주면 참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해당 영상을 작년에 제작했다는 박 씨는 우리나라 행정이 조금 더 섬세하게 국민의 마음을 다뤄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박 씨는 “비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오던 사람이 장애를 얻어 주민센터에서 장애인등록을 하는 순간은 즐거운 순간일 리 없다”며 “용기 내서 등록했는데 나중에 현역입대, 예비군, 민방위 통지서가 날아온다면 또 한 번 마음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22년 9월 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5톤 트럭에 치이는 사고로 왼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다리를 잃고 장애인 사이클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